윌첸(Uelzen)은 완전히 시골 마을이다. 오죽했으면 한 신문기자는 "이 도시에 찾아오는 외지인은 길을 잘못 찾은 사람들뿐"이라고 했을 정도다. 땅덩이가 넓은 독일에서 이런 시골 마을은 정말 많다. 윌첸은 그냥 흔해빠진 평범한 시골 마을이 될 운명이었다.
그 운명이 바뀐건 기차 때문이다. 윌첸은 함부르크(Hamburg)와 하노버(Hannover)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아마 기차길로 따지면 윌첸이 두 도시의 정중앙 정도가 될 것이다. 그래서 윌첸 기차역에 ICE를 비롯한 많은 열차들이 발착하는 것으로 결정되었고 그 때문에 기차역도 새롭게 단장을 했는데, 마침 하노버에서 엑스포가 열린 2000년 오스트리아의 거장 훈데르트바서(Hundertwasser)에 의해 새로운 기차역이 탄생하였다.
또한 시가지도 친환경 에너지 시범구역으로 재정비하고, 도시 전체를 깔끔하게 단장하였다. 덕분에 윌첸은 "길을 잘못 찾은 사람"뿐만 아니라 "일부러 찾는 사람"도 방문하는 시골 마을로 재탄생하였다. 도시를 재정비하면서도 옛 모습을 훼손하지 않았고, 덕분에 시골 마을의 푸근한 분위기에서 몇 시간 정도 산책하듯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마침 함부르크와 하노버 사이를 오가는 지역열차가 윌첸에서 환승하기 때문에 훈데르트바서의 기차역 정도라도 잠시 둘러볼 여유는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독일 현지인들의 발음은 "울첸"에 더 가깝다. 또는 철자 그대로 "우엘첸"이라고 적는 자료도 간혹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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