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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독일뉴스

News | 나치 경례하던 미국인 관광객 적발

독일 드레스덴(Dresden)에서 술 취한 미국인 관광객이 나치 경례(팔을 뻗어 "하일 히틀러"를 외치던 동작)를 하며 놀다가 행인에게 폭행당하고 경찰 조사까지 받고 있다고 한다.


이 블로그에도 여러차례 이야기한바와 같이, 독일에서 나치 경례는 불법이다. 또한 나치의 상징물인 하켄크로이츠(卍과 비슷하게 생긴 문양) 사용도 불법이다. 아니, 그래도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내가 히틀러를 존경하고 히틀러를 추종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사상의 자유가 있는데 내 사상을 법으로 금지하고 처벌할 수 있는가?


있다.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히틀러와 나치는 자유를 억압하고 학살한 존재. 그러니 히틀러를 추종한다는 것은 자유를 억압하고 학살하는 신념을 추종한다는 뜻. 즉, "자유를 억압하는 자유"를 요구하는 셈이므로 그런 자유는 허용되지 않는 게 당연하다.


(한국도 걸핏하면 "자유"라는 이름으로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독재자를 추앙하는 사람들을 여럿 보게 된다. 온라인에서 익명으로 용감한 사람은 그러려니 하겠는데 오프라인에서 얼굴 까고 용감한 사람도 적지 않아 당황스럽다. 독일의 사례에 비추어보면 "자유를 억압하는 자유"를 외치는 그 모순이 얼마나 가당치도 않은지 알 수 있는데 말이다.)


해당 미국인 관광객은 일단 인종범죄자가 아닌지 조사받을 것이다. 술 취해 우발적으로 장난친 것이라 판단되면, 운 좋으면 훈방이고 운 나쁘면 벌금이다. 이 사람을 폭행한 행인은 즉시 달아나서 경찰이 단서를 찾는 중이라 한다. 적발되면 폭행죄로 그 또한 처벌받게 될 것이다.


혹여라도 독일여행 중 호기심에 이런 장난을 치는 일은 없도록 다시 한 번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