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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독일뉴스

News | 에어베를린 파산 신청

독일의 저가항공사 에어베를린(Air Berlin)이 누적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10월 28일 파산 신청했다는 소식이다. 우선 독일 정부의 재정 지원으로 3개월 정도 운항이 지속되겠지만 그 사이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항공사가 영영 사라질 전망이다. 현재 독일 국적기 루프트한자가 에어베를린 인수를 타진 중이지만, 만약 에어베를린을 통째로 인수하면 독일 국내 독과점법에 걸리는 상황이라 일부 노선 또는 항공기만 인수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에어베를린의 전망은 꽤 밝았다. 베를린에 새로 개장하는 브란덴부르크 공항을 허브로 하여 유럽 내 중단거리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었다. 베를린 신공항의 인프라로 환승 승객을 빨아들여 FCC(루트프한자 등 메이저 항공사)와 LCC(라이언에어 등 저가항공사) 사이의 위치에서 차별화 된 서비스를 제공하면, FCC의 요금은 부담되지만 LCC의 불편한 시설은 피하고 싶은 승객층을 다 흡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문제는 브란덴부르크 공항의 개장이 기약없이 연기되었다는 것. 당초 2012년 6월 개장하기로 했던 신공항은 설계상 하자, 입찰비리 등이 끝없이 드러나면서 개장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 2014년에 개장한다, 2015년에 개장한다, 2017년에 개장한다, 계속 일정이 연기되더니 2017년 하반기에 개장한다는 마지막 약속도 미뤄진 상태. 그래서 브란덴부르크 공항을 가리켜 "영원히 다음달에 오픈하는 공항"이라고 부를 정도이다.


신공항 개장에 맞춰 미리 항공기를 새 것으로 교체하고 도장도 바꾸고 투자를 크게 늘렸는데, 정작 신공항이 연기되면서 에어베를린은 매해 적자만 기록했다. 그래도 신공항만 개장하면 처지가 뒤바뀔 것이라 생각했기에 에티하드 항공이 에어베를린 지분을 인수하고 막대한 자금을 지원해 왔으나, 그 돈많은 중동의 갑부 항공사도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기 지친 모양,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 발표하고 결국 얼마 되지 않아 에어베를린은 파산 신청에 이르게 된 것이다.


만약 에어베를린이 사라진다면, 이제 독일의 저가항공사는 루프트한자의 자회사인 유로윙스 이외에 투이플라이(TUIfly), 게르마니아(Germania) 정도만 남게 된다. 사실상 큰 존재감이 없는 곳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