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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보/콘스탄츠

Konstanz | #01. (2)카이저 분수

카이저 분수(Kaiserbrunnen), 직역하면 "황제의 분수"라는 뜻. 오벨리스크의 사면을 총 네 명의 황제의 흉상이 장식하고 있는 분수로서 마르크트 슈태테 거리(Marktstätte)에 위치하고 있다.


네 명의 황제는 각각 프로이센의 빌헬름 1세(Wilhelm I), 바이에른의 막시밀리안 1세(Maximilian I), 신성로마제국 황제 "바르보사" 프리드리히 1세(Friedrich Barbarossa)와 하인리히 3세(Heinrich III). 실물 크기로 제작했다고 한다. 청동이 아니라 철로 제작하였고, 오늘날에도 주방용품 브랜드로 명성이 높은 WMF에서 제작한 흉상이라는 것이 특이하다.

카이저 분수에서 더 눈에 띄는 것은 분수 중앙의 오벨리스크와 황제의 흉상이 아니라, 분수 가장자리에 있는 또 다른 청동상들이다. 특히 공작새가 머리에 교황이 쓰는 왕관을 쓰고 있는 모습은, 종교개혁가 얀 후스(Jan Hus)를 이단으로 정죄하여 화형에 처한 콘스탄츠 공의회(Konzil von Konstanz)를 풍자하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분수의 네 명의 황제는 모두 역사적으로 교권보다 왕권이 강하던 시기의 상징적 인물. 가령, 하인리히 3세는 세 명의 교황을 추방하고 로마 교황청을 완전히 무릎 꿇게 한 강력한 왕권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결국 카이저 분수는, 콘스탄츠에서 있었던 교황청의 그릇된 권력의 남용을 풍자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제작은 1897년, 그리고 1990년에 일부 수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