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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보/베를린

Berlin | #2-08. 눈물의 궁전

기차와 S-bahn이 정차하는 프리드리히 거리 역(Friedrichstraße Bahnhof)은 베를린이 분단되었을 당시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의 출입 통로였다. 오늘날 동서의 관문이었던 곳으로는 브란덴부르크 문(Brandenburger Tor)이나 체크포인트 찰리(Checkpoint Charlie)가 유명하지만, 이 곳은 군인이 경계하며 특별한 경우에만 출입할 수 있는 곳이었다면, 프리드리히 거리 역은 서독 지역에서부터 베를린까지 다니는 열차가 정차했던 곳이기 때문에 동서간의 왕래가 상대적으로 더 활발했던 곳이었다.


그래서 동베를린에 사는 사람들이 여기서 기차를 타고 서독으로 여행가는 것도 가능했었다. 하지만 엄연히 분단 상황에서 제 집 드나들듯 왕래하기는 어려운 것이 당연지사. 삼엄한 검문을 위해 기차역에는 검문소 건물이 생겼고, 이 검문소 건물은 기차역에서 서베를린으로 나가는 유일한 통로가 됐다. 그래서 가족과 헤어진 사람들이 이 건물을 지나다녔기 때문에 항상 눈물바다였다고 하여 눈물의 궁전(Tränenpalast)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독일이 통일된 뒤 더 이상 검문소 건물은 필요없었다. 방치된 건물은 박물관으로 사용되었다가 한동안 폐쇄되었으며, 본(Bonn)에 있는 독일 역사 박물관(Haus der Geschichte) 재단에서 박물관의 분점 형태로 2011년 9월부터 눈물의 궁전을 다시 개관하여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


박물관의 이름도 눈물의 궁전. 그 전시내용은 왜 이 곳이 "눈물의 궁전"이었는가에 대한 내용들이다. 다시 말해서, 동서 분단 당시 베를린에서 서로 왕래하였던 역사나 그 방법, 그리고 자유로운 왕래를 방해하던 여러 장벽들, 기차역을 통해 동베를린에서 탈출하려 했던 사람들, 당시 사용되던 여권 검사 도장, 관리자의 제복 등 방대한 내용이 전시되고 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당시의 프리드리히 거리 기차역을 재현한 모형이다. 사실 설명만으로는 기차역이 분단된 도시의 관문으로서 사람들이 왕래하는 것이 개념이 잡히지 않는데, 이 모형을 보고 나면 정확히 이해하게 된다. 서베를린 사람은 파란색으로, 동베를린 사람은 붉은색으로 구분하여, 기차역에서 어떻게 들어가 어떻게 검문을 받고 어떻게 기차를 탔는지, 그리고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을 어떻게 차단했는지 등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박물관의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원래 눈물의 궁전이었던 건물을 그 모습 그대로 개조하여 내부를 사용하면서 좁은 내부에도 알찬 전시품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입장료 : 무료

개장시간 : [확인]


* 찾아가는 법 (본 블로그의 추천일정을 기준으로 합니다.)

운터 덴 린덴(Unter den Linden) 거리에서 프리드리히 거리(Friedrichstraße)를 만나면 우회전, 그대로 쭉 가면 슈프레 강(Spree River)을 건너기 직전에 프리드리히 거리 기차역이 나온다. 그 기차역 바로 앞에 박물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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