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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보/버스

1. 독일에서 버스 여행이 힘든 이유

우리나라에서는 장거리 여행을 다닐 때 기차뿐 아니라 버스도 많이 이용한다. 버스도 등급이 있고 요금이 차등화되며, 주요 도시는 하루에도 몇 편씩 버스가 운행되고 있으니 이용객이 많은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면 독일에서도 고속버스 개념의 장거리 버스 여행이 가능하지 않을까? 마침 독일은 아우토반(Autobahn)이라는 엄청난 고속도로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독일에서 버스 여행은 매우 힘들다. 물론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유로라인(Euroline)에 소속된 도이체 투어링(Deutsche Touring), 베를린에 기반을 둔 베를린 라인(Berlin Linien Bus) 등이 대표적인 버스 업체. 그 외에 로맨틱 가도(Romantische Straße)를 달리며 가도에 포함된 도시들을 하루 안에 둘러볼 수 있는 유로파 버스(Europa Bus) 등도 인기가 있다.

하지만 독일의 규모나 인구를 고려했을 때 버스 노선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 이것은 다름이 아닌 독일의 희한한 교통법 때문이라고 한다. 1930년대에 제정된 법에 따라, 고속버스 업체는 철도보다 더 효율적인 노선에 한하여 사전에 허가를 받아 노선을 개설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즉, 철도보다 더 빨리 가거나 더 효율적으로 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런데 독일의 철도가 워낙 방대하고 훌륭하니까 버스 노선이 아예 허가를 받을만한 구석이 없는 것이 원인인 것이다.


이런 법을 만든 것은, 표면적으로는 철도가 탄소 배출이 가장 적은 교통수단이므로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달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독일철도청이 운송에 독점적 지위를 누리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정설이라고 한다. 독일철도청은 국가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사설 버스업체는 국가에서 수익을 얻을 수 없다. 그러니 철도에 독점적 지위를 주어 국가가 이득을 얻기 위한 속셈이라는 것.


그러나 마침내 독일에서도 교통법 개정안이 통과되어, 아마도 2013년부터는 버스 노선이 많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한다. 독점적 지위로 비싼 요금을 받는 철도 대신 버스로 더 저렴한 여행을 할 길이 열릴지 모른다. 그리고 그 때가 되면 경쟁으로 인해 독일철도청도 요금을 내릴지 누가 아는가.


아무튼, 위와 같은 이유로 인해 아직까지는 독일에서 버스 여행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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