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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보/베르니게로데

Wernigerode | #02. (1)브라이테 거리

독일의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옛 거리"를 참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베르니게로데에서 브라이테 거리(Breite Straße)를 본 순간 기존에 본 것들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라이테 거리는, 필자가 독일에서 본 풍경 중 가장 "중세"의 느낌에 가까운 곳이라고 주저없이 손꼽을 수 있는 곳이다.


시청사(Rathaus)가 위치한 마르크트 광장(Marktplatz)에서부터 시작되는 길인데, 구 시가지가 끝날 때까지 매우 길게 뻗어있다. 그리고 거리 양편은 하프팀버(Half-Timber) 양식을 포함하여 수백년은 족히 되었을 옛 건물들로 가득 메워져 있다. 첼레(Celle)에서도 옛 목조주택을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이렇게 다양한 모습과 다양한 크기로, 그러나 서로 조화를 이루며 중세의 느낌을 역설하는 곳은 본 적이 없다.


대부분 베르니게로데의 역사와 함께 하는 오래 된 건물들이기에 특별한 의미를 가진 건물들도 종종 있다. 그런 건물들은 따로 건물 외벽에 안내판을 붙여 설명을 곁들이고 있는데, 아쉽게도 독일어로만 안내가 되어있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볼 수 없었다.


현재는 관광의 중심지로서, 현지인보다 관광객이 더 많이 찾는 듯했다. 그래서 레스토랑과 카페, 상점, 기념품숍, 은행 등 여행자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이 브라이테 거리에 밀집되어 있다. 밥을 먹든, 커피를 마시든, 또는 베르니게로데의 지역맥주인 하세뢰더(Hasseröder)를 마시든, 무엇을 하든 브라이테 거리에서 다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거리가 굳이 호객행위에 열심을 보이지 않고 그냥 사람 살아가는 공간처럼 소박한 활기가 넘치는 것이 가장 인상적이다. 앞서 로텐부르크(Rothenburg ob der Tauber)를 소개할 때, 시가지는 예쁘지만 너무 관광객을 의식하는 것 같아 매력이 반감된다고 한 바 있는데, 베르니게로데가 그런 면에서 "중세의 동화 같은 마을"이 보여주어야 할 모범을 알고 있는 듯하여 반갑다.

또한 브라이테 거리는 옛 건물들의 조화로운 분위기도 좋지만, 거리 곳곳에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것들도 인상적이다. 분수와 조형물도 곳곳에 보이고, 각 가게마다 앙증맞게 치장한 것도 보기 좋고, 옛 건물의 외벽에 붙은 조각이나 부조 등도 동화 같은 분위기에 한 몫 거든다. 만약 시간이 맞아 관광 열차가 지나가는 모습까지 보게 된다면 시가지의 분위기는 완벽하게 완성된다.


본 블로그에서 추천일정을 정리할 때 동선을 절약하기 위해 브라이테 거리 중간에 부르크 거리(Burgstraße)로 꺾어 베르니게로데 성(Schloss Wernigerode)으로 빠지게 하기는 했지만, 시간 여유가 있다면 림커 문(Rimkertor)부터 마르크트 광장까지 거리 전체를 다 거닐어보자. 가능하다면 왕복으로 다니며 거리 양편 모두 분위기를 빠짐없이 느껴보면 금상첨화다.


* 찾아가는 법 (본 블로그의 추천일정을 기준으로 합니다.)

림커 문부터 시작되는 길이 브라이테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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