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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보/부퍼탈

Wuppertal | Info. 슈베베반

부퍼탈의 명물 슈베베반(Schwebebahn; 직역하면 "떠 있는 열차"라는 뜻)은 1901년 가설된 모노레일이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기술력으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으로 모노레일을 만들었다는 것이 놀랍다. 앞서 소개했듯 슈베베반으로 인해 인근 도시들이 하나의 문화권이 되면서 부퍼탈이라는 큰 도시로 통합될 수 있었던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다시 원래대로 복구하여 예전 노선 그대로 오늘날까지 운행을 계속하고 있다. 이제 더 편리한 교통수단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참 독일스러운 전통에 대한 고집을 느낄 수 있다. 정류장은 총 20개, 더 늘리지도 줄이지도 않는다. 한 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는 약 30분 정도가 소요되고, 최고 60km까지 속력을 낼 수 있다.

늘어나는 인구로 인해 교통난이 심해짐에 따라 만들어진 교통수단이기에 육지 위에서는 레일을 설치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부퍼탈이 택한 것은 강 위에 레일을 만드는 것이었다. 도시를 관통하는 부퍼 강(Wupper River)은 어차피 그 위로 자동차나 사람이 지나다닐 수 없으니 "남는 공간"에 모노레일을 만든다는 발상이었던 것.


그래서 슈베베반이 놓인 구간의 부퍼 강은 다소 흉물스럽게 느껴지는 견고한 철제 구조물이 늘 자리잡고 있다. 미적 센스를 고려하지 않고 만들었기에, 한 눈에 보기에도 굉장히 튼튼하고 안전해보이지만 그만큼 삭막하고 멋없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나마 레일에 매달려 달리는 열차들이 오색찬란한 광고로 도배가 되어있어 조금 삭막함을 덜 수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할 듯.

당연히 모든 정류장은 지상에 있다. 정류장 건물에 티켓 판매기에서 티켓을 구입(편도 1회권 2.5 유로)하며, 반드시 펀칭(Entwetung)을 해야 한다. 펀칭은 독일의 다른 대중교통과 똑같은 방식으로, 티켓 판매기 옆에 있는 펀칭머신에 티켓을 밀어넣기만 하면 된다. 아무리 티켓을 구입했어도 펀칭을 하지 않으면 무임승차로 간주됨을 명심할 것.

- 펀칭에 대한 설명 : http://reisende.tistory.com/503


플래폼의 모습은 여느 지하철과 다름없다. 열차가 도착하는 시간이 전광판에 안내되고, 열차가 들어와 문이 열리면 올라타면 된다. 하루 평균 수만명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수단인만큼 수시로 열차가 다니고, 자주 다니는 열차도 거의 만원이다.

슈베베반은 무조건 오른쪽으로 문이 열리므로 좌석은 왼쪽에 몰아 있으며, 좌석이 없다면 서서 가야 한다. 모노레일이니까 전망을 기대할지도 모르겠는데,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일단 관광용 열차가 아니라서 속도를 내기 때문에 바깥 풍경을 볼 새도 없이 지나가버리고, 가장 뒷좌석에서 뒤편 창문으로 풍경을 볼 수 있으나 눈에 보이는 것은 부퍼 강 위에 설치된 삭막한 철골뿐이다.


또한 주의할 점. 슈베베반은 위에 매달려 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람이 타고 내릴 때 무게가 한 쪽으로 쏠리면 열차가 잠시 흔들린다. 사람이 넘어질 정도로 흔들리는 것은 아니더라도 타거나 내릴 때 주의해야 한다.


아래는 슈베베반의 노선도.


그리고 부퍼탈에서는 정해진 시간에만 한정적으로 운행하는 "황제의 열차(Kaiserwagen)"라는 관광 상품도 운영하고 있다. 1900년에 만든 열차인데, 당시 독일 황제 빌헬름 2세(Wilhelm II)가 직접 탔던 열차라고 한다. 그것을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 내부에서 음료 등을 곁들이며 여행할 수 있는 것이다. 성인 15.5 유로, 온라인 예약이 필요하다.


- 황제의 열차 예약(독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