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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보/기차

6. 탑승과 환승 : (3)좌석 찾기

1등석과 2등석을 구분하여 탑승한 뒤에는 빈 자리를 찾아 앉는다. 독일 기차는 지정좌석제가 아니므로 빈 좌석은 아무 곳에나 앉아도 된다.


단, 좌석이 비어 있더라도 예약된 자리라면 앉아서는 안 된다. 따라서 앉기 전 예약 정보를 확인할 것. 예약되지 않은 자리가 비어있다면 바로 앉아도 문제 없다. 혹시 자리에 가방이 올려져 있다면 옆에 앉은 사람에게 양해를 구하고 앉으면 된다.

* 예약정보 확인은 좌석 예약 관련 포스팅에서 확인 : http://reisende.tistory.com/965


좌석에 앉기 전 많은 사람들이 정방향과 역방향에 대해 궁금증을 가질 것 같다. 독일 기차가 좌석제가 아니라는 것은, 정방향/역방향은 구분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방향이든 역방향이든 가격과 기타 모든 조건은 같다.

ICE 1등석
2012.10.20.
▲ICE 열차의 1등석 내부. 1등석도 이처럼 정방향과 역방향이 혼재되어 있으며, 구분을 두지 않는다.

아무래도 사람들은 정방향을 더 선호할 것이다. 그러면 어느 방향으로 앉아야 정방향일까? 기차가 들어온 방향대로이면 될까? 그렇지 않다. 기차역마다 기차가 진행하는 방향이 다르다. 그리고 객차 내부에도 별도의 표시는 없다. 만약 정방향을 확인하고 싶다면 플래폼을 체크하자. 플래폼 곳곳에 게시판이 있는데, 아래와 같이 생긴 열차 안내도가 붙어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기차역 플랫폼 안내도
2012.6.1.
▲ICE/IC 열차의 승차위치를 안내하는 그림이 기차역 플랫폼에 비치되어 있다. 여기서 1등석과 2등석 및 식당칸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해당 기차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까지 알 수 있다.

해당 플래폼에서 출발하는 열차마다 정차 위치와 진행방향을 안내한 것이다. 단, 이런 안내는 ICE와 IC만 해당되는데, 어차피 기차가 진행하는 방향은 지역열차도 같으므로, 지역열차의 진행방향은 같은 방면의 ICE나 IC의 진행방향을 체크하면 된다.


하지만 이런 구분이 크게 의미없음은 미리 덧붙인다. 기차역 중에서 열차가 들어온 방향으로 되돌아 나가는 역도 종종 있다. 여기에는 프랑크푸르트 중앙역(Frankfurt am Main Hbf)이나 뮌헨 중앙역(München Hbf) 등 큰 기차역도 포함된다. 정방향을 찾아 앉아도 도중 이런 역을 지나가게 되면 기차의 방향이 뒤집어진다. 그래서 갑자기 역방향으로 바뀔 수 있으니 큰 의미가 없는 구분이라는 것을 잊지 말 것.


그래서 정방향/역방향보다는 테이블이 있는 좌석과 그렇지 않은 좌석을 구분하는 편이 낫다. 각 객차마다 테이블이 있는 좌석이 몇 개씩 있다. 이런 좌석은 짐을 내려놓거나 기차에서 시간을 보내기 좀 더 수월할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ICE나 IC를 이용할 때는 별실(compartment)을 추천한다. 옛날 기차는 보통 3열씩 마주보면서 한 칸에 6개의 좌석이 있는 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전통이 남아, 여전히 ICE나 IC에서는 6인실 별실이 한 객차에 몇 개씩 있다.

ICE 내부 별실 (1등석)
2012.10.20.
▲ICE 열차의 별실. 테이블이 딸린 6인실로 꾸며진다. 좌석이 예약되지 않았다면 누구나 앉을 수 있다. 물론 별실도 1등석과 2등석을 구분한다.

필자가 독일 기차를 탈 때 느꼈던 것은, 이런 별실에는 사람이 1~2명만 있어도 다른 사람들이 합석을 꺼린다는 점이었다. 독일인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매우 강한데, 그래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미리 빈 방에 자리를 잡아두면 좀 더 편안하게 갈 수 있을 것이다. 늦은 밤에는 아예 별실의 불을 끄고 좌석의 팔걸이를 올린 뒤 누워서 가는 현지인도 종종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ICE나 IC를 탈 때는 별실을 선호한다. 단, 갈수록 별실의 수가 줄어드는 듯한 인상을 주어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만약 빈 자리가 전혀 없다면 어떻게 할까? 아쉽지만 통로에 앉거나 서서 가는 수밖에 없다. 기차가 정차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타기 때문에 자리는 수시로 난다. 통로에서 입석으로 가는 것이 불편할 때 다른 대안은 전혀 없을까? 필자가 제안(추천은 아니다)하는 방법이 한 가지 있다. 

ICE 식당칸
2012.10.20.
▲ICE 열차의 식당칸. 보통 1등석과 2등석의 경계에 위치한다.

ICE 식당칸 메뉴
2012.10.19.
▲식당칸에서 판매하는 음료나 식사의 메뉴

식당칸은 그리 붐비지 않는 편이다. 식당칸에 가서 음료 한 잔을 시키고 자리에 앉는 것은 어떨까. 보통 음료 한 잔이 3 유로 내외로 결코 싼 비용은 아니지만, ICE의 좌석 예약비가 4.5 유로라는 것을 감안하면 식당칸에 앉아 갈 수 있다는 것으로 커피 한 잔에 3 유로는 비싼 편은 아니라고 본다. 필자가 직접 시도해본 적은 없으나, 아마 독일인의 습성상 손님이 붐벼서 자리가 만석이 되지 않는한 착석한 손님을 나가라고 하지는 않을테니, 긴 여행 중에도 음료 한 잔으로 버틸 수 있을는지 모른다.


참고로 1등석은 차장에게 주문하면 자리로 음료나 음식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2등석은 식당칸에서 주문한 뒤 자리로 가져와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