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트샤프트 공원(Landschaftspark Duisburg-Nord)은 두이스부르크 여행의 백미. 독일을 대표하는 공업도시였다가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도시가 쇠퇴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두이스부르크가 어떻게 21세기의 새로운 발걸음을 결정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곳이다.
독일어로 란트샤프트(Landschaft)는 "생태" 또는 "풍경"을 뜻한다. 그러니까 뭉뚱그려 "환경" 정도로 번역해도 된다. 즉, 란트샤프트 공원은 "환경 공원"이라는 뜻. 원래 이 곳은 커다란 제철소가 있었다. 공장 부지의 면적만 2.3㎢에 달하는데, 프랑스 한 쪽에 있는 "미니 국가" 모나코의 면적(1.95㎢)보다 더 넓다고 하면 실감이 날지 모르겠다.
이 넓은 제철소는 독일의 대표적인 철강기업인 티센(Thyssen)의 공장이었다. 티센은 이후 크루프(Krupp) 사와 합병하여 티센크루프가 된다. 그리고 티센이 그렇게 두이스부르크를 떠나게 되자 이 제철소 부지는 황량한 철골 구조물들만 남긴채 폐허처럼 버려지게 되었다.
두이스부르크에서는 이것을 내버려두지 않고 1999년 환경 공원으로 탈바꿈하였다. 기존의 공장을 철거하고 공원을 만든 것이 아니다. 폐공장은 그대로 두고 그것을 개조하여 공원이 되도록 하였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70 미터 높이의 대형 용광로는 전망대로 개조했다. 높은 건물 외벽은 암벽 등반장으로 개조했다. 천장이 높은 건물 내부에 영화관을 만드니 음향이 일품이 되었다.
이런 식으로 개조한 폐공장의 주변은 꽃과 나무를 심고 연못을 만들었다.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를 만들었다. 워낙 부지가 넓기 때문에 다양한 식물들을 심을 수 있었고, 그 자체가 마치 하나의 식물원이 되었다. 한 때는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이었던 공장이 일순간 문자 그대로 "환경 공원"으로 180도 변한 것이다.
공장이 공원으로 바뀐 신기한 경험을 두 눈에 담아두기 위해 꼭 찾아가볼만한 곳이며, 독일이 "라인 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산업발전 이후에도 그토록 깨끗한 환경을 유지 또는 복원할 수 있었던 그 집요한 철학을 느껴볼 수 있을만한 곳으로 적극 추천한다.
입장료 : 무료
개장시간 : 연중무휴 종일 개방
* 찾아가는 법 (본 블로그의 추천일정을 기준으로 합니다.)
빌헬름 렘부르크 박물관(Wilhelm Lehmbruck Museum)에서 프리드리히 빌헬름 거리(Friedrich-Wilhelm-Straße)를 따라 프리드리히 빌헬름 광장(Friedrich-Wilhelm-Platz)으로 이동(약 5분 소요), 광장에서 903번 트램을 타고 란트샤프트 공원 정류장에 하차(17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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