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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보/고슬라르

Goslar | Local. 고제 맥주

고제 맥주(Gosebier; 그냥 Gose라고 적는 것이 정식 표기이지만 고슬라르에 흐르는 고제 강과의 구분을 위해 bier를 추가하였다)는 고슬라르의 특산품이다. 고제는 특정 양조장의 브랜드가 아니라 맥주의 종류를 구분하는 용어다. 고제 맥주는 바이스 비어(Weißbier)를 기본으로 만들되 허브, 고수, 소금 등 다른 원료를 추가하여 독창적인 맛을 낸 것을 말한다. 또한 바이스 비어를 흑맥주처럼 만든 둥켈(Dunkel)을 기본으로 만드는 고제 맥주도 있다.


그런데 눈치 빠른 분들은 이상한 점이 보일 것이다. 독일은 맥주순수령으로 유명하다. 맥주순수령은 물, 호프, 맥아, 효모 외에 다른 원료를 넣지 못하도록 만든 법인데, 고수나 소금 등 다른 원료를 첨가한다는 것은 불법 아닌가. 실제로 그랬다. 고제 맥주는 맥주순수령에 위배되어 양조가 금지되었고 명맥이 끊겼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원래 맥주순수령은 바이에른의 법이었기 때문에 바이에른과 무관한 고슬라르에서는 고제 맥주의 양조가 가능했지만, 독일 제국이 출범하면서 맥주수수령이 독일 전체의 법이 됨에 따라 고제 맥주는 더 이상 맥주로 불릴 수 없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양조가 중단된 것이다.


그랬던 고제 맥주가 맥주순수령이 공식적으로 폐기된 이후 최근 들어 다시 전통을 복원하여 양조되고 있다. 베를린(Berlin)이나 라이프치히(Leipzig) 등 동쪽 지역에서 양조가 시작되다가 고제 맥주의 고향인 고슬라르에서도 최근 들어 양조가 재개되어 그 맛을 되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마르크트 광장(Marktplatz)에 위치한 브라우하우스 고슬라르(Brauhaus Goslar)는 고슬라르에서 고제 맥주로 가장 유명한 곳이다. 맥주 마니아라면 이 곳에서 고제 맥주에 도전해보자. 바이스 비어를 기본으로 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순한 맛이 기본에 깔려 있는데, 뒷맛이 바이스 비어와 다르고 톡 쏜다. 그래서 부드럽게 넘기는 매력으로 바이스 비어를 먹는 사람에게는 고제 맥주가 다소 낯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제 맥주는 "맥주 선진국" 독일에서도 쉽게 찾기 어려운 유니크한 맥주다. 맥주 마니아라면 몹시 구미가 당길 것이다.


참고로 브라우하우스 고슬라르는 목 좋은 곳에 위치해서 그런지 몰라도 늘 붐비고 바쁘다. 친절을 기대해서는 곤란한 곳. 대신 자가 양조한 고제 맥주를 병에 담아 맥주잔과 함께 선물세트처럼 판매하는 것도 있으니 포장을 튼튼히 하여 가져올 수 있다면 한국으로 가져와 선물하기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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