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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043. 아이슬레벤 여행 추천코스

블로그에 독일 80개 이상의 도시를 올려두었습니다만 그 후에 방문한 도시도 여럿 있습니다. 이번에는 블로그에 소개되지 않았던 도시의 여행코스를 하나 정리합니다.


아이슬레벤(Lutherstadt Eisleben)입니다. "루터슈타트"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성지입니다. 마르틴 루터가 이 도시에서 태어나고 숨을 거두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루터가 아이슬레벤에서 살았던 시기는 얼마 안 돼요. 태어난지 얼마 안 돼서 만스펠트(Mansfeld)라는 도시로 이사갔고, 말년에 만스펠트로 가던 중 심장마비가 발생해 아이슬레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숨지고 맙니다. 사실상 아이슬레벤에서 살지는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아이슬레벤에서 태어나고 숨을 거둔 것이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까요. 이 도시와의 운명은 아니었을까요.

아이슬레벤은 외딴 시골 도시입니다. 성지순례가 아니면 일부러 찾아갈 일이 없는 곳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도시는 작기 때문에 루터와 관련된 장소가 관광지의 전부나 마찬가지입니다.

루터의 생가(Luthers Geburtshaus)는 아이슬레벤의 대표적인 관광지입니다. 루터의 출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당시 사용했던 가구들, 가령 아기침대나 요람 등이 전시되어 있어 민속 박물관의 역할도 합니다. 생가에서 도보 2분 거리에는 루터가 세례를 받은 성 페터와 파울 교회도 있습니다. 아담하지만 세례에 있어 매우 상징적인 교회인만큼 오늘날에도 여기서 세례를 받기 위해 찾아오는 순례자가 많다고 합니다.

아이슬레벤의 중심부인 마르크트 광장(Marktplatz)은 시청사 등 눈에 띄는 옛 건축물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여전히 시장(마르크트)이 열려 오전부터 오후까지 활기찬 분위기가 가득하고, 광장 중앙에는 마르틴 루터의 큰 동상이 있습니다. 광장에 레스토랑이나 빵집도 곳곳에 있고, 시장이 열리면 푸드트럭에서도 허기를 달랠 수 있습니다.

루터가 숨을 거둔 건물은 사가(死家; Luthers Sterbehaus) 기념관입니다. 사가라는 단어가 좀 어색하기는 하지만 생가와 대비되는 단어라서 그렇게 적었습니다. 여기는 루터의 죽음과 그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며, 인간의 "죽음"에 대해서 화두를 던집니다. 또한 사가 맞은편의 성 안드레아 교회는 루터가 숨지기 전 아픈 몸을 이끌고 마지막 설교를 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성지순례가 목적이니 기념관을 좀 더 꼼꼼히 둘러봐야겠죠. 여행 시간은 일반적으로 3~4시간, 그러나 그 가치에 공감하는 분들은 그 이상 소요될 것입니다.

만약 아이슬레벤에서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는다면 만스펠트까지 하루에 함께 관광해도 괜찮습니다. 루터가 어린 시절을 보냈고 루터의 부모는 평생 살았던 도시입니다. 그래서 루터의 유년 시절의 흔적이 남아있구요. 만스펠트에 있는 루터 기념관은 루터의 엘터른하우스(Luthers Elternhaus), 즉 루터 부모의 집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전시품을 알차게 채우고 있습니다.


아이슬레벤에 있는 루터의 생가와 사가, 만스펠트에 있는 루트의 엘터른하우스까지, 3곳을 묶어서 통합 입장권도 판매합니다.


아이슬레벤과 만스펠트 여행정보는 제가 쓴 마르틴 루터 성지순례 가이드북 <루터의 길>에 보다 상세히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