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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040. 랜더티켓의 특별한 가치

작가가 되기 훨씬 전, 이 블로그를 처음 만들었던 순간부터 저는 "독일은 거점여행"이라는 공식을 제안했습니다. 매우 넓고 매력적인 도시가 수없이 많은 대신, 소도시가 많다보니 숙박 등 여행 인프라가 충실하지 못한 도시도 적지 않은 독일에 가장 적합한 여행 방식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이러한 여행방식은 인프라가 충실한 큰 도시에 거점을 두고, 여기서 주변 소도시를 (주로 당일치기로) 왕복하는 식입니다. 여행 중 근교 도시를 왕복하는 건 대단한 게 아니죠. 파리에서 몽생미셸을 왕복하거나 프라하에서 체스키 크롬로프를 왕복하는 식으로 이미 그러한 여행은 보편화되어 있으니까요.


하지만 생각해봅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를 이용하면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부산을 서울의 근교도시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근교 여행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려면, 일단 교통이 편리하고 소요시간이 많지 않으며 교통비도 부담이 없어야 합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체코, 오스트리아, 폴란드 등 유럽 어디를 가든 유명한 큰 도시와 숨은 보석 같은 소도시가 많지만, 큰 도시에서 소도시를 왕복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교통비가 많이 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유럽에서 오직 독일만 전국적으로 이러한 거점 여행이 가능합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 바로 랜더티켓(Länder-Ticket)의 존재입니다.

독일은 전국에 레기오날반 네트워크가 매우 촘촘하게 연결됩니다. 그래서 거점 도시에서 레기오날반을 타고 근교의 도시를 왕복하며 여행하는 게 아주 쉽습니다. 레기오날반에 대해서만 정리한 별도의 글에서도 언급했듯, 레기오날반은 통근열차로 사용하기도 하는 "시민의 발"입니다. 그래서 작은 소도시도 연결하고 운행시간도 뜸하지 않으며, 요금도 비싸지 않습니다.


여기에 레기오날반을 하루동안 무제한 탈 수 있는 특별한 상품이 있어 교통비 부담을 완전히 덜어주니, 그것이 바로 랜더티켓입니다. 독일의 16개 행정구역(수도 베를린과 2개의 자유도시, 13개의 주)을 10개로 묶어 각각의 구역에서 레기오날반을 무제한 탈 수 있는 정액권이죠. 독일 여행을 준비할 때 많이 들어보았을 바이에른티켓이 바로 랜더티켓의 10가지 중 하나입니다.


10가지 상품의 규정이나 요금은 상이하지만 큰 틀에서는 유사합니다. 보통 1인권 23~25유로, 2인권은 27~30유로 정도 됩니다. 2인 일행이 여행한다면 랜더티켓으로 1인당 15유로 미만의 교통비만 내고 하루종일 레기오날반을 무제한 탈 수 있으니 근교여행에 부담이 덜하죠. 심지어 하루에 소도시 2곳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여행하고 거점도시로 돌아오는 것도 가능합니다.


총 10가지의 랜더티켓은 이미 제 블로그에도 정리되어 있지만, 지도를 곁들여 좀 더 체계적으로 소개한 글은 네이버 포스트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이 곳]을 클릭하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리 구입한다고 저렴한 것도 아닙니다. 즉, 당일에 기차역에서 사도 늘 같은 저렴한 가격입니다. 완전히 계획을 짜서 여행할 때에도 물론 유용하지만, 즉흥적으로 오늘은 어디를 갈지 결정해서 취향대로 이리저리 다니며 여행할 때에도 유용합니다.


만약 랜더티켓이 없었다면 독일에서 거점여행을 하는 게 결코 편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레기오날반이 촘촘히 연결되더라도 여러 번 기차를 탈 때마다 비용을 내는 게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닐 것이고, 유레일패스를 사용하더라도 근교 여행에 하루를 소비하는 것이 경제적이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랜더티켓이 있기 때문에 독일에서 거점여행이 편리하고 경제적입니다. 다른 나라에는 이런 상품이 없습니다. 오직 독일에만 존재하는 히트상품, 그래서 유독 독일이 거점여행의 천국이 되도록 만들어준 존재감 넘치는 상품, 한 나라의 여행 전략을 좌지우지하는 특별한 상품, 바로 랜더티켓입니다.


랜더티켓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 독일여행은 매우 경제적이 되고, 계획은 치밀해질 수 있습니다. 나아가 대중교통 티켓을 활용하여 랜더티켓보다 더 저렴한 옵션이 가능한 경우도 있는데, 우선 랜더티켓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므로 이 내용은 나중에 따로 정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