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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218. 로텐부르크는 언제나 크리스마스

독일에 예쁜 소도시가 참 많고, 유명한 곳도 많습니다. 로텐부르크(Rothenburg ob der Tauber) 역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유명한 소도시 중 하나죠. 특히 일본인에게 유명한 덕분에, 일본의 여행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였던 한국에서도 일찌감치 유명해질 수 있었습니다.

소도시는 야외에서 거리나 광장의 분위기를 즐기는 게 핵심인지라 날씨가 나쁜 겨울에는 매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소도시는 야경이 화려하지 않아 일찍 해가 지는 겨울에는 매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로텐부르크는 예외. 물론 이 작은 도시도 날씨가 나쁜 겨울에 적잖은 핸디캡을 갖는 건 맞습니다만, 마치 온 도시가 크리스마스 빌리지를 보는 것 같아서 날씨에 상관없이 겨울에 정말 잘 어울리는 특유의 매력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 도시가 바로 케테 볼파르트(Käthe Wohlfahrt)의 본거지이기 때문입니다. 독일을 넘어 전세계에서 No.1 크리스마스 상품 제조사로 꼽히는 케테 볼파르트 덕분에 로텐부르크는 1년내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여기서 잠깐. 케테 볼파르트가 대체 어떤 곳일까요?


1964년 독일에서 창업한 이래 수만 점의 크리스마스 장신구와 기념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창립자인 케테 볼파르트 여사의 이름을 따서 회사 이름을 지었습니다. 이후 볼파르트 여사는 남편과 함께 회사를 운영하며, 1977년부터 로텐부르크에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독일어권 국가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서 케테 볼파르트의 제품이 매우 인기가 높습니다. 일본에서 일찍부터 로텐부르크가 관광지로 유명해진 것도 이 때문입니다. 현재는 볼파르트 여사의 아들이 가업을 승계하였고, 볼파르트 여사는 올해(2018년) 타계했다고 합니다.

케테 볼파르트의 제품은 매년 라인업이 바뀝니다. 물론 쭉 원래의 전통을 고수하는 클래식 라인도 있지만, 대부분 현대의 트렌드에 맞춰 계속 변화하기에 더욱 인기가 높습니다.


특히 로텐부르크에는 케테 볼파르트의 대형 매장이 두 곳이나 있습니다. 1977년 본사를 옮긴 직후 만든 크리스마스마켓(Christkindlmarkt) 콘셉트의 매장, 후에 그 맞은편에 만든 크리스마스빌리지(Weihnachtsdorf) 매장인데요. 둘 다 넓은 매장을 가득 채운 귀엽고 찬란한 크리스마스 장식과 용품에 눈을 떼기 어렵습니다. 가격은 함부로 구매하기는 어렵지만 억 소리내고 내려놓을 정도는 아닙니다.

크리스마스빌리지 매장입니다. 꼭 뭘 사지 않더라도, 그냥 이런 매장에서 눈으로만 구경해도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푹 빠지게 되겠죠. 바깥 날씨와 상관없이 늘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기에 로텐부르크는 겨울에 여행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그러면 케테 볼파르트 매장은 오로지 로텐부르크에만 있느냐, 그건 아닙니다.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기업이기에 독일 여러곳에 매장이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매장이 많은 편은 아닙니다. 로텐부르크 외에는 뉘른베르크, 밤베르크, 오버암머가우, 하이델베르크, 뤼데스하임 등 동화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곳 위주로 몇 개의 매장이 있습니다. 대도시 중에서는 베를린에만 매장을 운영합니다.

저도 전부 다는 아니지만 몇 군데는 들려봤는데요. 케테 볼파르트의 제품을 구경하고 쇼핑하는 목적이라면 베를린 등 다른 도시의 매장에 가도 괜찮습니다. 가격은 동일하고, 제품의 종류도 거의 같으니까요. 그런데 매장 자체가 하나의 크리스마스 마을을 보는 것 같은 신비로운 경험은 오직 로텐부르크에서만 가능합니다.


각 매장의 위치는 아래 로고를 클릭하면 업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로텐부르크에는 2011년 케테 볼파르트가 만든 크리스마스 박물관(Deutsches Weihnachtsmuseum)도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장신구나 트리, 산타클로스 복장 등 수백년에 걸쳐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문화가 어떻게 발전하고 이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입니다.


케테 볼파르트의 매장이나 크리스마스 박물관은 연중무휴 운영합니다(단, 박물관은 1~2월 중 전시품을 재배치하는 일정기간을 정해 문을 닫습니다). 여름에 가도 똑같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그런데 여름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워두면 아무리 예뻐도 분위기가 덜하듯이, 이런 풍경은 겨울에 추운 손을 불어가며 볼이 빨개진 상태로 보아야 더 분위기가 극대화되는 것 같아요.


로텐부르크는 케테 볼파르트 덕분에 언제나 크리스마스. 하지만 역시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면 그 분위기는 가장 좋습니다. 지금이 로텐부르크 여행 시즌입니다.


보너스. 로텐부르크 외에 바이에른에 위치한 수많은 중세의 아름다운 소도시를 바이에른 관광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