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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보/비행기

이지젯 | EZY4796 (2018년 10월)

최근에는 라이언에어(Ryanair)를 이용할 일은 간혹 있었지만 유럽 저가항공계의 쌍벽이라는 이지젯(Easyjet)을 이용할 일이 없었다. 갈수록 가격대가 올라간 탓에 이제 라이언에어처럼 가격으로 승부하는 항공사로 보기 어려워진 탓. 그러다가 이번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Salzburg)에서 독일 베를린(Berlin) 쇠네펠트 공항으로 가는 이지젯 EZY4796편을 이용하게 되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6년만의 이지젯 탑승.


큰 틀에서의 이용기는 6년 전의 후기와 차이는 없다. 비행기 외장 도색이 바뀌었으나 내부는 그대로. 좌석은 좁고 뒤로 젖혀지지 않으며 스크린도 없다. 물론 기내식도 따로 주문하지 않으면 물 한 잔 먹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모든 불만을 상쇄하는 게 저가항공의 미덕인데, 최근 가격이 야금야금 올라가 그 미덕이 사라진 뒤로 이지젯의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


대신 수하물은 조금 융통성이 생긴 듯하다. 별도의 위탁수하물 유료 결제를 하지 않으면 1인당 1개의 기내수하물만 들고 탈 수 있는데, 위 사진에서 보듯이 1개의 기내수하물 외에 배낭이나 숄더백을 들고 타는 사람이 많다. 아무런 제재 없이 기내에 반입할 수 있었다. 괜히 짐을 하나로 합치려고 공항에서 땀 흘렸던 필자만 머쓱해졌다.


(다만 이것은 항공사의 정책이 완화된 것인지 출발지 공항인 잘츠부르크의 분위기만 그러한 것인지 필자가 판단할 수 없다. 잘츠부르크에서 탑승을 콘트롤하는 직원이 모두 잘츠부르크 공항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항공사 직원이 아니라 공항 직원인 것으로 추측된다. 공항 직원이라면 어차피 자기들 일이 아니니까 굳이 수하물 가지고 입씨름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모바일 티켓도 지원하지만 필자는 늘 하던대로 온라인 티켓으로 구매해 홈페이지에서 체크인하고 보딩패스를 출력해 지참했다. 라이언에어와 달리 출발 30일 전부터 온라인 체크인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 아주 긴 여행이 아닌 이상 출국 전에 체크인과 인쇄를 마치고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다. (라이언에어는 이런 홀가분함을 얻기 위해서도 추가요금을 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현지에서 프린트 가능한 곳을 찾아다녀야 한다.)


6년 전에는 따로 유료로 좌석 지정하지 않은 승객은 선착순으로 앉는 아날로그적인 방식이었는데, 라이언에어와 마찬가지로 이 부분은 개선되었다. 따로 좋은 좌석을 유료로 지정하지 않은 승객은 모두 랜덤으로 좌석이 배정되어 티켓에 미리 인쇄된다. 내 좌석이 확보되어 있으니 굳이 일찍 줄 설 필요가 없어졌다.


긴 비행이 아니므로 이런저런 불편은 크게 불만을 갖지 않는다. 안전하기만 하면 되고, 어쨌든 안전에 있어서 저가는 아니므로(선진국의 규제를 따르므로 저가항공이라고 해서 안전에 소홀할 수 없다) 기차보다 싼 가격에 기차보다 훨씬 빨리 먼 거리를 운송해주는 저가항공의 메리트는 분명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