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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보/뒤셀도르프

Düsseldorf | etc. 홈브로이히 섬 미술관 (a.k.a. 홈브로흐)

a.k.a. 홈브로흐 섬 미술관 | 독일어에서 oi 모음이 예외적으로 o 장모음으로 발음되는 경우가 있다. Hombroich가 바로 그 예외에 해당되므로 "홈브로흐"라고 적는 것이 원 발음에 가깝다. 단, 국내에서는 이러한 예외적 규정이 오히려 혼란을 주기 때문에 일반적인 독일어 표기대로 "홈브로이히"라고 적는 것이 더 보편적이다.


아마 독일뿐 아니라 전세계를 통틀어도 이런 미술관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 뒤셀도르프에서 라인 강(Rhein River) 건너편에 있는 쌍둥이 도시 노이스(Neuss)의 홈브로이히 섬 미술관(Museum Insel Hombroich)은 그 컨셉 자체가 유래를 찾기 어려운 매우 특이한 미술관이다.


미술관 이름에 섬(Insel)이 들어간다고 해서 이 곳이 섬 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 산업도시가 즐비한 뒤셀도르프 부근의 라인-루르 공업지대에서 "섬처럼 독립된 문화공간"을 만들겠다는 의도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미술관 이름에 섬을 붙인 것이다. (국내에서는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이라고 적는 자료가 더 많다.)


1982년 뒤셀도르프의 한 자산가가 이 지역의 토지를 매입한 뒤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회화와 조각을 전시하는 미술관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그렇다면 미술관 건물을 지어서 시대별/주제별로 소장품을 분류하여 전시하는 것이 일반적인 접근인데, 홈브로이히 섬 미술관은 여기서 접근을 완전히 달리 한다.


일단 넓은 대지는 울창한 공원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중간중간에 작은 전시관을 만들어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도록 배치하였다. 전시관은 총 15개. 모두 튀지 않는 무난한 디자인으로 자연 속에 녹아들뿐 아니라 자연채광으로 전시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게다가 유명한 거장과 그렇지 않은 일반 예술가의 작품을 한 곳에 전시하면서 아예 일체의 소개를 생략한다. 즉, 작가의 이름이나 작품명이 없는 것이다. 거장의 네임밸류에 구애받지 말고 그냥 예술 자체로 감상하고 받아들이라는 배려인 셈. 심지어 전시관 내부에는 경비원도 없다고 한다. 보통은 작품의 도난이나 훼손을 막기 위해 경비원이 지키고 있는 것이 당연한 상식인데, 홈브로이히 섬 미술관은 그러한 상식마저 깨버렸다. 방문객은 그냥 예술을 예술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자연 속에서 쉼을 얻을 수 있다.


미술관이 있는 곳은 원래 나토(NATO)의 미사일 발사기지가 있던 자리라고 한다. 홈브로이히 섬 미술관은, 한 때는 무기가 개발되던 곳에서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고 있는 매우 특이한 "섬"이다.


입장료 및 개장시간 : [확인]


* 찾아가는 법

뒤셀도르프 중앙역에서 S-bahn으로 노이스 남역(Neuss-Süd)에 하차(21분 소요). 노이스 남역 앞에서 877번 버스를 타면 미술관 앞에 내릴 수 있다(11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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