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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독일뉴스

News |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른 메르켈 총리


2015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독일 총리가 유력하다는 기사가 나온지 하루만에 결과가 발표되었다. 익히 보도된바와 같이 메르켈 총리는 수상에 실패하였다.


그런데 혹시나 해서 WAZ 등 독일 유력 언론의 홈페이지를 살펴본 결과 이 사건에 대해 별로 비중있게 보도하지 않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도 메르켈이 유력 후보라며 이름이 거론되었지만 정작 독일에서는 언급 자체가 거의 없었던 것이다.


메르켈의 수상이 점쳐진 가장 큰 이유가 난민 사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점이라 했을 때, 최근 독일도 밀려드는 난민을 감당하지 못해 완급을 조절하는 와중에 평화상을 수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결과 자체는 이해된다. 다만, 필자는 이 사건과 관련하여 두 가지 흥미로운 분석을 해보았다.


첫째, 정부가 언론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잘 알려져있듯 메르켈은 최근 지지율이 많이 떨어진 상태. 그런데 노벨 평화상 후보라는 점을 국민들에게 부각시키면 지지율이 오를지도 모른다. 지지율 급락의 원인이 난민 사태였다면, 그 난민 사태의 적극적 해결의지로 노벨 평화상 후보가 될 정도로 세계가 박수를 보낸다며 포장해 지지율을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독일 정부는 그렇게 저열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어쩌면 정부가 언론을 동원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것이 정부의 도덕성인지 언론의 도덕성인지 혹은 둘 다인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한국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이러한 사회 현상이 매우 흥미롭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둘째, 수상 여부에 상관없이 독일의 국가 파워가 검증되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고, 전쟁광 부시 주니어도 후보에 오른바 있다. 그만큼 세계의 전쟁이나 질병 등 질서를 해치는 행위가 벌어졌을 때 미국의 입김이 가장 컸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시리아 난민과 우크라이나 내전에서 미국이 아닌 독일의 입김이 가장 컸기에 메르켈이 노벨 평화상 후보가 된 것이다. 자국에서의 이슈가 아닌 세계적인 이슈에 대해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파워가 미국에서 독일로 이동하고 있는 현상이라 해석할 수 있다.

* 이 흐름과 연관지어 해석하면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이 부풀려진 것과의 개연성도 찾을 수 있다.


본인들이 원하든 원치않든 독일은 세계의 중심으로 가고 있다. 나치의 트라우마 때문에 일부러라도 중심으로 나서지 않으려 하는 독일의 본능이 당분간 현실과 충돌할 것이다. 난민 사태, 그리스 부도 사태 등 독일이 개입할 수밖에 없을 수많은 이슈에 대해 당장은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일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독일은 아마 어떤 식으로든 트라우마를 깨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옳은 방향으로 표출될지, 또 다시 옳지 않은 방향으로 표출될지까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세계의 이목은 계속 독일에 쏠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