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서 두 곳의 "루터슈타트" 아이슬레벤과 비텐베르크를 소개했다. [바로가기→]
이번에는 루터의 종교개혁에 큰 발자취가 남은 유서 깊은 곳을 소개한다. 일대기의 연표순이 아닌, 역사적 중요성을 기준으로 순서를 정하였다.
아이제나흐
가장 먼저 거론할 곳은 아이제나흐(Eisenach)다. 교황청으로부터 파문당하고 법에서 추방당한 루터가 여기 은신하면서 신약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하였다. 성경의 번역은 신성로마제국에서 권력 구조가 완전히 뒤바뀐 촉매가 되었다. 그리고 그 때까지 체계 없이 지역마다 방언 형태로 존재하던 독일어의 체계가 잡힌 순간이 되었다. 그래서 독일어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도 루터는 꼭 언급되는 위인이다.
아이제나흐는 루터가 소년 시절 학교에 다녔던 도시이기도 하다. 당시 그가 하숙했던 친척집이 루터 하우스라는 이름으로 공개되어 있으며, 특히 성경에 대한 자료가 많다.
보름스
루터는 보름스(Worms)에서 열린 제국의회에 소환되어 청문회 자리에 섰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라는 교황청의 명령을 거부하였고, 법에서 추방되는 판결을 받았다. 법에서 추방된다는 것은, 루터를 죽여도 법으로 처벌하지 않는다는 뜻이니 사실상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그가 섰던 제국의회장은 화재로 없어졌고 그 자리에 정원이 생겼는데 루터가 황제 앞에 섰던 자리를 기념하고 있다. 또한 보름스의 루터 기념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종교개혁 기념물로 꼽힌다.
에르푸르트
에르푸르트(Erfurt)는 종교개혁이 일어나기 전의 루터의 생애에 중요한 변곡점이 된 도시다. 루터는 에르푸르트에서 대학교에 다니던 중 부모 집에 다녀오는 길에 들판에 내리치는 벼락을 보고는 수도사가 되겠다고 서원한다. 학교를 그만두고 들어간 아우구스티너 수도원이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고, 사제 서품을 받고 공식적으로 신부가 된 대성당도 여전히 웅장한 위엄을 뽐낸다.
아우크스부르크
보름스에서 목숨을 구하기 이전 아우크스부르크(Augsburg)에서도 청문회가 열려 루터의 생명이 위험에 빠진 순간이 있었다. 그는 성 안나 교회에 은신했다가 몰래 빠져나가 목숨을 구했다고 한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아우크스부르크 신앙고백", "아우크스부르크 화의" 등 종교개혁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 발생한 도시이기도 하기에 루터의 생애뿐 아니라 종교개혁 전체를 놓고 이야기할 때도 빼놓을 수 없는 성지다.
코부르크
아이제나흐는 신약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한 곳, 그리고 코부르크(Coburg)가 구약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한 곳이다. 루터는 코부르크 요새 머물며 독일어 번역 작업을 완료하였다.
만스펠트
만스펠트(Mansfeld)는 루터가 태어난 이듬해 이사한 도시. 루터가 어린 시절 뛰어놀고 학교에 다녔던 곳이다. 루터의 부모는 쭉 만스펠트에 살았기 때문에 "루터의 부모의 도시"로 유명하다.
하이델베르크
그 유명한 관광도시 하이델베르크(Heidelberg)도 루터와의 인연이 있다는 사실. 종교개혁 직후 하이델베르크에서 수도회 총회가 열렸는데, 여기서 루터가 자신의 입장을 발표하여 종교개혁 사상이 전국으로 퍼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원래 교황청에서는 풋내기 사제가 "선배님"들 앞에서 망신 당하고 혼쭐나 보라는 의도로 발언 기회를 준 것인데, 루터의 주장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 결과적으로 종교개혁이 순식간에 번지게 되었다. 당시 총회가 열린 수도원은 지금 남아있지 않으나 그 자리에 기념 표지를 새겨두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앞 광장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종교개혁 관련 장소는 매우 많다. 2017년 독일을 여행할 때 꼭 기억해두었다가 한 번 들러보기 바란다. 이 중 다수의 장소에서 종교개혁 500주년 행사가 열려 축제 분위기도 물씬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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