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가 넓고 매력적인 관광도시가 많으며 다채로운 볼거리와 역사적 스토리를 가진 독일을 여행할 때 가도(街道) 여행은 하나의 트렌디한 여행 전략이 된다. 가장 대표적인 가도가 바로 로맨틱 가도(Romantische Straße). 일본에 특히 유명한 관광상품이기에 자연스럽게 한국에도 일찌감치 전해져 많은 사람이 찾는다.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 바이에른(Bayern)에 위치한 소도시를 연결하는 약 400km에 달하는 이 "길"을 보기 위해 연간 수백만 명이 독일을 찾는다.
로맨틱 가도는 원래 독일에서 이탈리아 로마로 가기 위해 지나가게 되는 무역통로였다. 즉, 원래 로만(Roman) 가도였는데 그 풍경이 너무 낭만적이다 하여 로맨틱(Romantic) 가도로 이름을 붙였고, 그 이름에 손색이 없는 낭만적인 풍경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로맨틱 가도에 포함되는 도시만 여행해도 독일 특유의 분위기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 "독일을 속성 여행하는" 코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바로 그 로맨틱 가도의 인기 도시를 소개한다.
낭만의 출발 - 뷔르츠부르크(Würzburg)
혹자는 뷔르츠부르크를 "독일의 프라하"라고 부른다. 강 위에 놓인 아름다운 석조 다리, 그 너머 높은 산 위의 단단한 고성, 하늘을 찌르는 거대한 교회 등이 혼재된 모습이 프라하와 닮았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레지덴츠 궁전을 비롯하여 웅장한 건축물과 장엄한 교회들, 그리고 독일의 대표 와인산지로서 포도넝쿨이 드리워진 소박한 풍경까지 뷔르츠부르크에 가득하다.
낭만의 소도시 - 로텐부르크(Rothenburg ob der Tauber)
독일 하면 소도시 여행을 떠올리기 마련. 마치 동화의 한 장면의 배경이 될 것 같은 앙증맞은 소도시가 거짓말처럼 펼쳐지는데, 그 대표적인 도시가 바로 로텐부르크다. 옛 느낌을 흉내낸 허구의 마을이 아닌, 실제 수백 년의 세월을 그대로 간직한 중세 마을이 파스텔톤을 입고 관광객을 유혹한다.
낭만의 숨은 보석 - 딩켈스뷜(Dinkelsbühl)
딩켈스뷜은 "또 하나의 로텐부르크"다. 중세 성벽 속에 보존된 앙증맞은 시가지와 거대한 교회 등 도시의 풍경이 로텐부르크와 너무 닮았다. 그런데 관광지로 유명한 로텐부르크가 기념품숍 등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가득하다면, 딩켈스뷜은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것 같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 그 낭만적인 소도시의 매력을 뽐낸다. 딩켈스뷜까지 기차가 다니지 않기에 관광객이 덜 찾는 것뿐 실속은 전혀 뒤지지 않는다. 마치 숨은 보석을 발굴하듯 , 딩켈스뷜의 낭만에 반하게 될 것이다.
낭만의 성벽 - 뇌르트링엔(Nördlingen)
독일에서 오늘날까지 중세 성곽을 원형 그대로 완벽히 유지하는 도시가 딱 셋 있다. 그게 위에서부터 소개된 로텐부르크, 딩켈스뷜, 그리고 뇌르트링엔이다. 특히 뇌르트링엔은 허허벌판에 둥근 성곽 안쪽에만 붉은 지붕이 다닥다닥 붙어 시가지가 형성된 그 모습 자체가 어느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속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을 준다(실제로 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의 모티브가 된 장소라고 한다). 다니엘(Daniel)이라는 애칭을 가진 거대한 교회 첨탑을 중심으로 펼쳐진 구시가지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낭만의 르네상스 - 아우크스부르크(Augsburg)
로맨틱 가도가 로마로 가는 무역통로라고 했다. 중세 시대 무역을 통해 가장 큰 부(富)를 획득한 도시가 바로 여기, 아우크스부르크다. 그 유명한 푸거 가문과 벨저 가문의 무대가 바로 여기. 어쩌면 당신은 아우크스부르크를 "축구의 도시"로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부유한 중세의 영광이 만든 르네상스 양식의 품격이 가득한 아우크스부르크를 보고 나면 잠시 축구를 잊게 될는지도 모른다.
낭만의 고성 - 퓌센(Füssen)
로맨틱 가도의 종점은 퓌센. 너무도 유명한 노이슈반슈타인 성의 바로 그 곳이다. 외딴 산 속에 쓸쓸히 자리 잡은 아름다운 고성과 그것을 만든 "미치광이 왕"의 스토리뿐 아니라 퓌센 시가지의 육중한 고성과 수도원, 관광객이 붐비는 활기찬 구시가지의 모습도 퓌센의 낭만에 일조한다.
렌터카를 빌려 여행하면 400km에 달하는 이 낭만적인 길과 관광지를 쉽게 여행할 수 있다. 하지만 렌터카를 빌릴 수 없다면? 그 대신 "발"이 되어주는 관광버스, 로맨틱 가도 버스(Romantische Straße Bus)를 기억하자. 대도시 프랑크푸르트부터 출발하여 로맨틱 가도의 시작인 뷔르츠부르크를 거쳐 종점 퓌센까지 로맨틱 가도를 달린다. 그 사이에 위에 소개한 유명한 관광지에서 약 30분 정도 정차한다. 중심지만 후딱 구경하고 다시 버스에 올라 이동하는 바쁜 여행이 되겠지만 하루만에 로맨틱 가도를 완주하며 다채로운 "낭만"을 만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기차가 닿지 않는 딩켈스뷜을 버스로 쉽게 찾아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
물론 원할 경우 버스에 다시 타지 않고 그 도시를 충분히 즐기다 다음날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힙온 힙오프" 식으로 여행해도 무방하다. 날씨가 나빠 가도의 풍경을 보기 어려운 동절기를 제외한 4~10월에 매일 한 차례 운행한다. 한국예약사무소에서 간편하게 티켓 구매가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 포스팅을 참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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