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버(Hannover)는 유명한 관광도시는 아니다. 그러나 하노버를 찾는 한국인은 적지 않다. 유학생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하노버가 "박람회의 도시"라는 점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독일 어디를 가든 어지간한 규모의 도시에 메세(Messe)라 불리는 박람회장이 있고 연중 박람회가 개최되는데, 하노버는 그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특히 매년 열리는 IT 박람회 세빗(CeBIT)과 하노버 산업박람회(HANNOVER MESSE)는 한국 기업도 다수 참가하기에 다수의 한국 비즈니스맨이 하노버에서 봄을 맞이하곤 한다.
올 해도 3월에 세빗이 열렸고 4월에 하노버 산업박람회가 열린다. 박람회 참석차 하노버를 찾는 한국인 여행자들, 그러나 하노버가 유명한 관광도시가 아니다보니 이렇다할만한 정보를 찾기 어려운 여행자들을 위해 하노버와 근교에서 짬을 내 꼭 가볼만한 매력적인 여행지 7곳을 소개한다.
1. 하노버 신 시청사
궁전을 연상케하는 하노버 신 시청사는 0순위로 찾아가볼만한 곳이다. 시내 중심부에서 도보 5~10분 거리에 있어 산책하듯 방문할 수 있고, 네오르네상스 양식의 건물도 매우 아름답지만 그 앞뒤로 펼쳐진 호수와 공원 또한 매우 평화롭고 아름답다. 날씨가 좋을 때에는 공원에서 일광욕과 소풍을 즐기는 독일인의 여유로운 일상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신 시청사 돔에 오르면 주변 풍경을 360도 파노라마로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2. 하노버 헤렌하우젠 궁전과 정원
하노버에 궁전은 따로 있다. 시내에서 트램을 타고 조금 이동해야 하는 외곽에 있는 헤렌하우젠 궁전(Schloss Herrenhausen)이다. 2013년 복원을 마친 궁전은 아직 "새 것" 같은 느낌이 강해 고풍스러운 매력은 덜하지만 궁전 주변의 넓은 공원은 일찍부터 복원을 마치고 세계적인 관광지로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특히 궁전 앞에 기하하적 무늬로 꾸미고 큰 분수가 솟구치는 정원의 풍경은 유럽의 여느 궁전에 뒤지지 않는다.
3. 함부르크
복잡하고 분주한 대도시의 느낌을 선호한다면 하노버에서 가까운 함부르크(Hamburg)로 가자.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면서 항구를 기반으로 무역이 발달한 산업도시이기에 비즈니스맨에게는 그 분위기가 매우 친숙할 것이다. 대형 백화점도 많고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클럽이나 술집도 많다. 시청사(Rathaus)와 하펜시티(Hafencity)를 비롯해 관광지로서의 명성도 매우 높다.
4. 브레멘
독일은 "동화 같은 소도시"로 유명하다. 동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아기자기한 풍경의 소도시가 많고, 직접적으로 동화의 배경이 되는 장소도 많다. 하노버에서 가까운 브레멘(Bremen)이 그 대표적인 곳이다. 그림 형제의 유명한 동화 <브레멘 음악대>에 등장하는 바로 그 곳에서 오늘날에도 "브레멘 음악대" 동물 네 마리의 흔적이 곳곳에 가득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관광지 또한 놓치기 아깝다. 하노버 근교에는 그림 형제의 또 다른 동화 <피리부는 사나이>의 무대인 하멜른(Hameln)도 있다.
5. 고슬라르
독일 소도시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감히 추천하는 고슬라르(Goslar)도 하노버에서 가깝다. 고슬라르는 하르츠 산맥(Harz) 부근에 있어 교통이 불편하기에 다른 대도시에서 찾아가기는 어렵지만 하노버에서는 직통 열차가 있어 편하게 방문할 수 있다. 중세 시대 "북방의 로마"라 불렸던, 작지만 풍요롭고 화려한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하노버와 고슬라르 사이에 있는 힐데스하임(Hildesheim) 역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품은 중세의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6. 볼프스부르크
당신이 독일 명차에 관심이 많다면 볼프스부르크(Wolfsburg)에 있는 아우토슈타트(Autostadt)는 그냥 지나치기 아까울 것이다. "자동차의 도시"라는 뜻의 아우토슈타트는, 볼프스부르크에 있는 폴크스바겐의 본사에서 만든 자동차 테마파크다. 폴크스바겐뿐 아니라 그룹 산하의 포르쉐, 람보르기니, 아우디, 세아트, 스코다 등 모든 브랜드의 파빌리온에서 최신 자동차의 철학을 마음껏 느낄 수 있으며, 클래식카를 전시한 박물관도 있다. 볼프스부르크에는 중형 규모의 아웃렛도 있어 쇼핑(주로 스포츠용품과 대중의류)에도 좋다.
7. 카셀
카셀(Kassel)에는 전 세계 어디에도 유사한 사례가 없는 산상공원이 있다. 현대에 들어 만든 것이 아니라 중세의 권력자가 산 전체를 궁전의 정원으로 개조하였는데 그 센스에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는 빌헬름스회에 산상공원(Bergpark Wilhelmshöhe)이다. 카셀은 현대미술축제 도쿠멘타(Documenta)가 열리는 문화의 도시이기도 하고, 온천을 즐길 수 있는 휴양지이기도 하다.
보너스. 하노버 한인식당
얼큰한 전골이나 찌개, 달큰한 불고기나 갈비, 그리고 무엇보다 소주 한 잔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한국의 비즈니스맨이라면 독일에서도 한인식당을 찾기 마련. 마침 하노버에 한인식당이 한 곳 있다. 2008년부터 박람회 출장객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초이스(Restaurant Choi's). 푸짐하게 먹으려면 가격은 꽤 비싸지만 유럽의 한인식당이 으레 그러하니 예산만 넉넉히 쓸 수 있다면 추천할 수 있다. 중심부에서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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