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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MBC에브리원 <고민말고 GO> #3

MBC에브리원에서 방영 중인 독일여행 프로그램 <고민말고 GO> 3화 리뷰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회차를 굉장히 몰입해서 보았습니다.

2화에서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 방문까지로 끝났고, 3화는 알리안츠 아레나 내부의 박물관과 팬숍을 보여주면서 시작합니다. 축구팬이라면 "오~"하면서 볼 수 있겠고, (저도 그렇지만) 축구팬이 아니라면 "아, 잘해놨네" 하며 볼 수 있는 정도겠구요.

당일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경기도 현장을 보여주었습니다. 바이에른 뮌헨과 파리 생제르망의 경기였는데, 열정적이지만 질서 정연한 독일의 축구 관람 문화가 제대로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한 자리에서 찍어야 하니 다양한 앵글을 보여줄 수 없다는 한계는 있지만, 국내 예능 프로에서 이 정도 빅매치 현장을 보여준 적이 있었나 싶기도 합니다.


사실 이 정도 경기는 표를 구하는 게 거의 불가능해요. 현지에서 입김 센 기관, 가령 관광청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는 이상 방송사가 아무리 제작비를 들여도 쉽지 않거든요. 그런데 표를 구해서 현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 박수를 보냅니다. 관광청의 지원은 아니었을 거에요. 독일관광청은 이런 쪽에 대해 아예 관심이 없는 편이거든요. 어디서 힘을 써주었을지 감은 잡히지만 여기까지만 이야기합니다.


아무튼, 축구팬이라면 열심히 보았을 순서가 후딱 지나가고 3화의 메인 코스로 이어집니다.

3화의 메인 코스는 볼프스부르크에 있는 아우토슈타트(Autostadt)였습니다. V 브랜드라고 나오는데, 다들 아시죠? 폴크스바겐(폭스바겐)의 본사가 볼프스부르크에 있고요. 본사 공장 옆에 만든 거대한 테마파크가 바로 아우토슈타트입니다. 차량 인도장(신차 구매한 고객이 자동차를 인수하는 곳)의 개념을 바꾸어 자동차와 관련된 종합적인 놀이체험공간으로 만든 곳이죠.


여담이지만, 한국에서 모 자동차회사가 강남에 10조짜리 땅을 사들인 뒤에 "한국판 아우토슈타트를 만들겠다"고 공언하기도 했었습니다. 그 정도로, 아우토슈타트는 자동차회사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여행자들이 체험하기 어려운 오프로드 드라이빙을 보여주는 등 내용이 상당히 깊이 들어갑니다. 방송에서는 출연진이 직접 운전하며 오프로드 코스를 통과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아무나 운전대를 잡을 수는 없습니다. 여차하면 자동차가 망가질 텐데 당연한 거죠. 제가 아는 바로는, 누구나 체험 신청이 가능하지만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할 때 옆에 탑승하여 설명을 들으며 풀코스를 함께 하는 것까지 제공될 겁니다. 아우토슈타트 홈페이지 찾아보니 1인당 25유로네요.

차이트하우스(Zeithaus)라는 이름의 자동차 박물관도 매우 자세히 보여줍니다. 과장 조금 보태서, 직접 안 가고 방송만 봐도 될 정도로 디테일하게 주요 전시품을 설명해줍니다. 꼭 폴크스바겐 차량만 있는 게 아니라 벤츠의 세계 최초 자동차, 또는 벤**(이라고 쓰고 벤틀리라고 읽는다)의 초창기 올드카 등 의미 있는 차종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방송에서는 출연진이 직접 운전석에 앉아보기도 하는데, 여행자는 꿈도 꿀 수 없는 특혜(?)입니다.

아우토슈타트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카 타워에도 올라가봅니다. 카 타워에서 영화 <미션 임파서블 4>를 촬영하고자 했지만, 그렇게 하려면 2주간 신차 인도를 스톱해야 하기에 회사에서 거절했고, 그래서 카 타워를 모방한 세트를 만들어 영화를 찍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소개되었습니다. 저는 몰랐던 사실입니다.


그리고 아우토슈타트에서 받은 차를 가지고 아우토반을 달려 베를린으로 가는 것으로 3화 방송이 종료됩니다.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 그래서 운전 좋아하는 분들한테는 아우토반에서 액셀 밟아보는 게 로망이라고들 하죠.

출연진이 운전하면서 시속 210~220km까지 밟는 것이 방송에 나왔습니다. 그렇게 달려도 되는 도로, 독일이기 때문에 가능한 경험이라는 소개는 적절합니다.


축구와 자동차는 독일의 상징적인 아이콘입니다. 단지 축구를 잘한다, 자동차를 잘 만든다, 그런 것에서 그치면 상징적인 아이콘이라 할 수는 없죠. 축구와 자동차가 곧 독일인의 일상이자 문화라는 것, 그 단면을 살짝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