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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독일뉴스

News | 10월 14일, 독일의 중요한 결정

10월 14일, 아마도 옥토버페스트가 끝나고 여운이 가시지 않았을 이 날 바이에른에서 독일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결정이 이뤄진다. 바로 바이에른주의 지방선거가 열리는 날이다.


지난 독일 총선에서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원내 3위 정당이 되는 충격적인 결과를 보았다. 과연 AfD의 돌풍은 일시적이고 지엽적인 현상인지 또는 영속적이고 전국적인 현상인지 이 날 중요한 바로미터를 보게 될 것이다.


AfD는 주로 구동독 지역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최근 유럽의 정치지형을 보면, 헝가리나 폴란드 등 구 동구권 국가는 극우라 불릴 정도의 우파 정당이 집권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동구권 국가였던 동독 지역은 AfD의 지지율이 굉장히 높은 편이다.


이것을 두고 난민 이슈와 결부하는 분석도 있지만 필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난민 이슈는 그저 하나의 불쏘시개일뿐, 진짜 이유는 공산주의 정권이 무너진 뒤 오히려 삶의 질이 하락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것이라고 본다.


일례로, 과거에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네오나치는 독일어를 할 줄 모른다."


무슨 말인고 하니, 네오나치라고 하면 당연히 독일의 극우세력일 것 같은데, 실제로 독일에서는 네오나치가 거의 존재감이 없고, 러시아에서 나치를 추종하는 스킨헤드가 네오나치를 표방하기에 네오나치가 독일어를 못한다고 이야기했던 것이다.


이런 식으로, 구 동구권 국가는 어쩔 수 없이 친러시아 성향이 강할 수밖에 없고, 조그만 이슈에도 극우가 집결하는 게 용이하다. 독일에서는 구동독 지역이 이러하다.


자, 그런데 바이에른 지방선거와 구동독의 극우 돌풍이 대체 무슨 상관이 있을까?


원래 바이에른은 보수적 성향이 강한 동네다. 독일의 집권당인 기민당의 자매정당인 기사당이 오랫동안 바이에른을 꽉 잡고 있고, 보수정당인 기민당보다도 더 보수적인 기사당을 지지할 정도로 원래 보수적 성향이 강하다.


이변이 있어도 바이에른 지방선거에서 기사당이 1당이 될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AfD의 지지율이 높게 나타난다면, 설령 기사당이 1당이 되어도 이것은 어마어마한 바로미터가 된다. 독일의 보편적인 보수성향의 유권자가 기존의 보수정당 대신 극우정당을 택했다는 결론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게 되면 이제 구서독 지역에서도 AfD는 훨씬 더 높은 지지를 받게 될 것이다. 지금도 구동독 지역의 열광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원내 3당이 됐는데, 지금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게 되면 원내 2당, 그러니까 제1야당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 된다. 다수당이 과반을 획득하지 않아 연정이 기본인 독일에서 제1야당이 극우이면 나라가 뒤집힐 정도의 쇼크를 받게 된다.


마침 최근 여론조사에서 AfD는 기민당-기사당 연합 다음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기존의 2위였던 사민당을 눌렀다. 사민당은 빌리 브란트 총리 등 독일의 역사적인 위인을 배출한 오랜 기성정당이었고, 지금 기민당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파트너인데, 이런 사민당보다 AfD의 지지율이 높다는 것은 굉장히 충격적인 결과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기사당이 계속 삽질 중이다. 기사당이 삽질하니 자매 정당인 기민당도 타격을 받고, 기민당의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의 지지자마저 등을 돌리는 중이다.


10월 14일, 과연 바이에른은 어떤 선택을 할까? 극우 정당이 구동독 지역에 국한된 동구권의 일반적인 경향에 그칠지, 구서독 지역까지 삼킨 사건이 될지, 중요한 결정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