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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추천 여행테마

독일+동유럽 크리스마스마켓 Best 4+1

크리스마스마켓 시즌입니다. 이 시기에는 유럽 어디를 가든 축제입니다. 기독교에 바탕을 둔 서양 문화권에서는 한국의 설날 추석 같은 명절이 부활절과 크리스마스입니다. 종교에 상관없이 전국민이 즐기는 명절이기에 크리스마스마켓은 아주 작은 도시에서까지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기독교 문화권의 전통이 강한 옛 신성로마제국과 그 영향권에 있던 지역들이 오늘날까지도 "순수한" 크리스마스마켓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오늘날의 국경 기준으로는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이탈리아 북부, 그리고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 지역입니다. 그 중에서도 신성로마제국의 중심이었던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단연 투톱(그 중에서도 굳이 따지면 독일이 원톱)이고요. 동유럽 역시 크리스마스마켓을 성대하게 치르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마켓의 본질은 "시장(마켓)"입니다. 자녀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파는 시장이 열리는 거죠. 부모가 자녀 손을 잡고 나와 같이 구경하며 선물을 사주고, 나온 김에 놀이기구도 태워주고, 추운 날씨에 몸을 녹일 이런저런 먹거리도 구입합니다. 아이들이 주인공이라서 시끄럽게 놀고 흥청망청 마시며 취하는 그런 축제가 아니라 정말 건전하고 앙증맞은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크리스마스마켓을 어떻게 즐기는지에 대해서는 투톱인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사례를 가지고 나중에 다시 글을 정리하기로 하구요. 여기서는 독일과 동유럽에서 크리스마스마켓으로 유명한 4개의 도시와, 곧 유명해질 것 같은 1개의 도시, 총 5개의 도시를 먼저 소개합니다.



뉘른베르크, 독일

뉘른베르크는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크리스마스마켓이 열리는 곳입니다. 일부러 크리스마스마켓을 보려고 찾아갈 정도의 도시로는 단연 첫 손에 꼽을 수 있습니다. 분위기는 아주 전통적입니다. 그리고 소박하지만 정겹고, 규모는 큽니다. 크리스마스마켓이 중세에 이런 분위기였겠구나 하는 것을 가장 직설적으로 이야기해주는 곳입니다.


메인 마켓은 중앙마르크트(Hauptmarkt)에서 열립니다. 2018년 일정은 11월 30일부터 12월 24일까지.



빈,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수도 빈(비엔나)의 크리스마스마켓도 엄청나게 성대합니다. 특히 넓은 빈 곳곳에서 마켓이 열리는데, 가령 그 유명한 슈테판 대성당, 쇤브룬 궁전, 호프부르크, 미술사박물관 등의 앞마당이 마켓 장소가 되구요. 각각의 장소는 저마다 콘셉트가 달라 하나하나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이 많은 장소 중 딱 하나만 고르라면 저는 시청사 앞을 추천합니다.


각각의 장소마다 일정은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빠른 곳은 이미 시작했고, 늦은 곳도 이번주말에 시작하여 대개 12월 23일에, 늦은 곳은 12월 26일경에 종료됩니다.



자그레브, 크로아티아

요즘 외국의 여행 전문지가 "베스트 크리스마스마켓"을 선정할 때 최소 3위 내에는 늘 이름을 올리고 유수의 자료에서는 1위에도 오르는 곳이 바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입니다. 자그레브 크리스마스마켓은 중앙역 앞 아이스링크부터 시작해서 온 도시에 마켓이 쭉 연결되는데 각각의 구역마다 테마와 분위기가 다 다르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도시에서 정한 마켓의 정식 명칭은 자그레브 애드번트(Zagreb Advent; 대림절이라는 뜻). 2018년 일정은 12월 1일부터 다음해 1월 6일까지입니다.



부다페스트, 헝가리

최근 무섭게 명성이 올라가고 있는 부다페스트의 크리스마스마켓입니다.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아요. 그러나 갖출 것 다 갖춘 마켓과 아이스링크, 작은 공연 무대 등이 충실히 갖춰져 있고, 조명이 특히 예쁩니다. 성 이슈트반 대성당 앞과 뵈뢰슈머르티 광장에서 메인 마켓이 열리는데, 각각 광장의 건물을 배경으로 일루미네이션 아트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특히 부다페스트 크리스마스마켓은 먹을 게 정말 많아요. 개인적으로 가장 축제 분위기를 제대로 느낀 장소입니다.


2018년 일정은 11월 24일부터 다음해 1월 1일까지입니다.



류블랴나, 슬로베니아

네 곳의 베스트 마켓을 소개해드렸고, 머지 않은 시기에 뜰 것 같은 마켓으로 류블랴나 크리스마스마켓을 마지막으로 소개합니다.

류블랴나는 큰 도시가 아니에요. 도시의 중앙 광장인 프레셰린 광장과 대성당 앞에 마켓이 열리지만 규모는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켓을 꾸미는 센스가 굉장히 남다르고, 분위기가 아주 젊어요.


제가 앞서 크리스마스마켓을 소개하면서 "아이들이 주인공"이라 매우 밝고 건전한 분위기라고 했잖아요. 여기는 아이들보다는 젊은이들이 밤새 노는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불건전하다는 뜻이 아니라, 그만큼 우리 같은 여행자들은 신나는 축제 분위기를 느끼기 좋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계속 진화합니다. 전통적인 멋은 덜하지만, 그만큼 현대적인 유행을 받아들여 매년 진화하기 때문에 규모에 비해 볼거리도 많습니다.


2018년 일정은 11월 30일부터 다음해 1월 2일까지입니다.



이 외에도 신성로마제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체코 프라하의 크리스마스마켓도 매우 유명합니다만 제가 직접 방문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소개를 생략했습니다. 그리고 독일의 가장 유명한 마켓으로 뉘른베르크만 소개했습니다만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 프랑크푸르트 등 독일의 도시는 어디를 가든 전통적인 마켓의 재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마켓의 투톱인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전통적인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마켓의 본질, 즉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는 곳"이라는 명제에 충실해 크리스마스 전에 마켓을 닫습니다. 크리스마스가 지난 뒤에 선물 살 일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동유럽의 크리스마스마켓은 좀 더 축제적인 분위기가 강해서 연말연시까지 진행됩니다. 앞에서 크리스마스가 추석 같은 명절에 해당된다고 했는데요. 크리스마스부터 새해까지는 추석연휴처럼 길게 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명절 연휴 같은 분위기라서 크리스마스마켓이 가족 친구 연인들과 함께 노는 겨울의 축제장이 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에 한바탕 놀 수 있는 판이 준비되었으니 올겨울에도 유럽에서 낭만을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