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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248. 독일 최대 규모 메칭엔 아웃렛시티

독일인의 기본적인 성향은 명품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럽의 명품 브랜드는 대개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회사가 많고, 독일 회사는 드뭅니다.


워낙 검소하고 실용을 중시하기 때문에 "브랜드값"으로 큰 돈을 지불하는 걸 선호하지 않는 건데요. 그러다보니 유럽 선진국 중 가장 아웃렛 시장이 작은 나라가 독일이기도 합니다.


그런 독일에서 일부러 찾아가도 좋은 아웃렛이 딱 하나 있습니다. 이름만 대면 아무도 알지 못할 작은 시골마을 메칭엔(Metzingen)에 있는 메칭엔 아웃렛시티(Outletcity Metzingen)입니다. 이제는 아웃렛이 유명해져서 메칭엔이라는 도시 이름도 국제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메칭엔 아웃렛시티는 약 70개 브랜드가 모여있는 대규모 아웃렛 단지입니다. 유럽에 이런 아웃렛이 많죠. 그런데 메칭엔은 좀 특이합니다. 대개 큰 유통업체가 아웃렛단지를 만들고 브랜드를 입점시켜 대형 아웃렛을 만드는 게 일반적인데, 메칭엔 아웃렛시티는 자생적으로 탄생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메칭엔 아웃렛시티는 계속 확장되고 있습니다. 어차피 남는 땅이 많은 시골 마을이니까 계속 아웃렛 주변 땅을 매입해서 건물을 짓고 매장을 만드는 브랜드가 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출발은 단 하나의 브랜드에서 시작됩니다.

바로 휴고보스(Hugo Boss). 독일의 의류 브랜드, 특히 신사복 분야에서 세계적인 회사로 꼽히죠. 휴고보스의 본사와 공장이 메칭엔에 있습니다. 제품을 만들다보면 실밥이 튿어지거나 흠집이 나서 판매하기 어려운 상품들이 나오겠죠. 이런 상품들을 싸게 파는 매장이 본사 부근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용을 중시하는 독일인들이 여기에 꽂힌 거에요. 비싼 돈 주고 고급의류를 구매하기는 싫지만 조금 하자 있어도 어쩄든 기본 품질은 괜찮은 의류를 대폭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니까 손님들이 몰려들었죠.


* 외래어 표기법대로는 후고보스가 올바른 표기입니다. 실제로 이 브랜드의 창업자 이름은 후고 보스(Hugo Ferdinand Boss)라고 표기하고 있습니다. 후고 보스가 만든 휴고보스, 고유명사는 스스로 택한 표기법을 우선한다고는 하지만 이런 코미디 같은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표기법의 정비가 필요합니다.


이 시골 마을까지 일부러 찾아올 정도면 어쨌든 "구매의사"를 가진 소비자들입니다. 구경이나 하자고 멀리까지 오지는 않을 테니까요. 이게 입소문이 나면서 휴고보스 매장 주변에 다른 브랜드의 할인매장도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합니다. 매장 몇 개가 몇십 개가 되고, 점차 손님들도 더 늘어나고, 그게 지금의 메칭엔 아웃렛시티의 기원입니다.


현재 메칭엔 아웃렛시티에 입점된 브랜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브랜드가 다 들어와 있습니다. 명품 의류잡화는 물론이고, 독일 하면 떠오르는 고급 주방용품 브랜드와 아웃도어 브랜드까지 다 있습니다. 전체 브랜드는 [이 곳]을 클릭해서 확인할 수 있구요.


그러나 어쨌든 아웃렛의 주인공은 휴고보스입니다. 다른 브랜드 아웃렛 매장은 여기가 유럽에서 가장 싸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다른 아웃렛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휴고보스만큼은 전세계 어디를 가도 여기보다 싸게 파는 곳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하자 있는 물품을 싸게 파는 매장에서 출발했다고 했지만, 이렇게 대형 아웃렛시티로 발전한 지금은 휴고보스에서도 멀쩡한(?) 이월상품을 싸게 파는 매장이 중심입니다. 물론 하자 있는 물품을 싸게 파는 조그마한 매장도 따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메칭엔 부근의 큰 도시로는 슈투트가르트(Stuttgart)가 있습니다. 즉, 슈투트가르트 여행 중 당일치기로 여행하기에 딱 적당합니다. 기차로 메칭엔역에 내리면 아웃렛까지 도보 10분 정도. 물론 유료 셔틀버스도 운행하는데, 운행 시간표가 딱 정해져 있으니 버스보다는 기차로 자유롭게 왕래하는 것을 더 추천합니다.

오늘날 메칭엔 아웃렛시티에 방문하는 사람이 연간 350만명 이상이라고 합니다. 독일에서 이례적으로 초대형 아웃렛으로 성장한 케이스입니다. 손님 중에는 한중일 극동아시아인의 비중도 높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아시아인을 위한 배려도 잘 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또 하나의 편의가 추가되었는데, 바로 현장에서 택스리펀드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쇼핑 후 상점에서 택스리펀드 서류를 수령한 뒤, 아웃렛시티 내에 있는 라이제방크(ReiseBank) 지점에 가면 바로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단, 선환급받은 후에도 출국할 때 공항에서 택스리펀드 서류에 세관도장을 받아 제출해야 하는 것은 동일하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아웃렛시티 내에 밥 먹을 곳, 짐 보관할 곳 등 편의시설은 충분히 갖춰져 있습니다. 전체 매장의 위치가 안내된 지도나 브로셔 등은 언제든지 인포메이션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