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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보/베를린

Berlin | #1-08. 테러의 토포그래피 박물관

베를린에 가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이런 생각을 한다. 베를린 장벽을 볼 수 있는 곳이 없을까? 물론 있다. 그 중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이스트 사이트 갤러리(East Side Gallery)일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보다도 이 곳을 추천한다. 이름도 어려운, 테러의 토포그래피 박물관(Topographies des Terrors)이다.

이 곳에는 장벽이 무너지던 날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낙서도 되어 있고, 군데군데 구멍이 나고, 어떤 부분은 허물어져서 철근이 튀어나오기도 한, 가공되지 않은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그 베를린 장벽을 보고 있자면, 생각보다 참 앙상하고 약해 보인다. 과연 이것이 냉전의 상징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하지만 엄연히 이것이 베를린 장벽이고, 이런 앙상한 벽에 가로막혀서 수십년 동안 한 민족이 갈라서야 했던 것이 사실(史實)이다.

그런데 베를린 장벽이 전혀 연상되지 않는 "테러의 토포그래피 박물관"이라는 이름은 대체 무얼 뜻할까? 장벽 아래에 따로 전시된 자료들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1933년부터 1945년, 그러니까 나치가 집권했을 당시의 베를린에서 벌어진 온갖 공포(terror)에 대한 자료들이 충실하게 전시되어 있는 것이다.


당시의 사진들, 신문기사, 편지 등 방대한 자료들이 설명과 함께 일반에 공개되어 있다(설명은 독일어와 영어로 되어 있다). 그 위에 보존된 베를린 장벽은, 말하자면 그러한 공포 행위의 말로가 분단이었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전시되어 있는 자료들 외에 보다 많은 자료들을 모아놓은 도서관도 함께 갖추고 있다. 일반 관광객이 도서관까지 갈 일은 없겠지만, 현대사를 연구하는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입장료 : 무료

개장시간 : [확인]


* 찾아가는 법 (본 블로그의 추천일정을 기준으로 합니다.)

독일 저항 추모관(Gedenkstätte Deutscher Widerstand)에서 Hermannplatz행 M29번 버스 승차, 빌헬름 거리/코흐 거리(Wilhelmstr./Kochstr.)에서 하차(7분 소요). 하차 후 빌헬름 거리를 따라 도보 3분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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