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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독일뉴스

News | 메르켈, 터키 EU 가입 지원 발언

기사보기 : http://media.daum.net/foreign/clusterview?newsId=20151019181248646&clusterId=1690728


독일은 난민에 우호적이지만 밀려드는 난민이 워낙 많아 독일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인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 더 무서운 것은, 난민 1명이 정착하면 그들의 가족까지 데려온다는 것이다. 대가족을 이루는 무슬림 특성상 지금 100만명을 받으면 그것이 나중에 300만명 이상으로 뻥튀기 될 수도 있다는 뜻. 그래서 독일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결국 가장 좋은 해결책은 난민이 유럽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 원론적인 해결책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시리아 내전을 끝내지 못하는 이상 답이 없다는 것. 이런 와중에 메르켈 총리가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것이 터키를 활용하는 것이다. 난민을 터키에 수용하고 유럽으로 보내지 않는 대신 터키에 막대한 비용을 지원할 것이며 EU 가입까지 돕겠다는 것이다.


당연히 터키 입장에서는 그 정도 당근이 있어야 난민 수용을 고려할 것이다.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같은 무슬림 국가로서 터키 역시 이미 수백만 명의 난민이 몰려든 상태. 그런데 돈은 줄테니 그 난민들을 터키에서 다 감당하라는건 사실 말이 안 된다. 그러니 터키의 오랜 숙원인 EU 가입까지도 당근을 제시한 것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참고로, 독일은 터키의 EU 가입에 대해 쭉 부정적이었다. 영국은 대체로 찬성하는 입장, 프랑스는 비교적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독일과 동유럽은 단호히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독일이 터키 EU 가입을 지원한다면 터키의 오랜 숙원이 이루어질 확률은 매우 높아진다. 독일 혼자서 터키의 EU 가입을 결정할 권한은 없지만, 적어도 독일이 우호적으로 나오면 EU 가입 확률이 많이 높아지는 셈이니 메르켈 총리로서는 독일이 쓸 수 있는 최후의 카드까지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 단,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터키의 EU 가입에 우호적인 것은 난민 사태가 터지기 전의 이야기다. IS가 창궐하며 테러 위협도 급증한 지금, 유럽의 입장에서는 IS의 본거지인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는 것은 매우 위험천만하다. 터키가 EU국이 되면 이제 EU는 IS와 국경을 맞대게 된다. 아마 지금 영국이나 프랑스에게 묻는다면 그들이 터키의 EU 가입을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한다.


문제는, 독일 내에서 사전 조율 없이 메르켈이 폭탄 선언을 해버리자 독일의 정치권이 발칵 뒤집힌 것이다. 그동안 쭉 터키의 EU 가입을 반대했던 독일이기에 이러한 반응은 당연한 것. 특히 메르켈이 속한 기민당(CDU)에서도 반발이 생기고 있다. 가뜩이나 난민 정책에서 갈피를 잡지 못해 지지율이 폭락하는 메르켈로서는 아군마저 등을 돌리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건 비전문가인 내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하지만, 나 역시 메르켈이 장고 끝에 악수를 두었다고 본다. 터키를 EU에 가입시켜 문제를 푸는 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터키에서 난민을 다 받아주는 대신 EU 가입을 지원한다 치자. 터키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고 정착한 사람은 이제 EU 시민권자가 된 것이라 자유롭게 독일이든 어디든 이주할 권리가 생긴다. 난민을 막자고 터키와 유럽의 국경을 봉쇄할 생각이라면 터키는 EU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니까 메르켈이 급한 나머지 최후의 당근까지 던졌지만 논리적으로 어긋나는 자가당착에 빠진 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