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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독일뉴스

News | 독일 언론의 한국 국정교과서 보도

베를린 지역 일간지 타게스차이퉁(Die Tageszeitung; TAZ)에서 한국의 국정교과서 논란을 보도했다. 기사 제목은 Die wahre Wahrheit, 직역하면 "진짜 진실" 정도가 되겠다.


독일어 기사를 독해할 정도의 능력은 없으므로 재독 한인커뮤니티 베를린리포트를 통해 그 내용을 확인하였다. 그 내용은 거의 객관적으로 현 논란을 보도하였지만, 뼈 있는 논조가 곳곳에 숨어있다.


가령 이런 식이다.


집권당은 하나의 교과서를 만들어 "올바른 교과서"라고 명명한다고 적었다. 그냥 객관적인 사실보도. 그런데 거기 굳이 "마치 하나의 정답이 있는 수학 과목처럼"이라고 덧붙인다. 역사는 수학처럼 하나의 정답만 존재할 수 없음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또는 집권당 대표가 기자들에게 90%의 학자는 좌파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역시 사실이다. 그런데 거기에 덧붙이기를, 기자들은 얼마전 집권당 대표의 아버지의 친일 문제를 보도했다고 함께 적었다. 굳이 대놓고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집권당 대표가 역사를 숨기고 싶어한다고 받아들이기 충분한 뉘앙스다.


기사는 특별한 입장표명 없이 사실 전달로 마무리된다. 학자들은 집필을 거부했고, 야당은 대화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는 내용이다.


기사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접속하면 다른 내용이 먼저 뜰 것이다. 하단의 weiter zum Artikel를 클릭하면 기사로 넘어간다.)

http://www.taz.de/!5238986/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이는 측은 현행 교과서의 "자학사관"을 문제삼는다. 그런데 모두가 알겠지만 "자학사관"의 끝판왕은 독일이다. 과연 그런 독일의 시각에서 한국의 이런 논쟁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굳이 부연할 필요 없을 것 같다.


추신. 굳이 편가르기를 좋아하는 한국의 특성을 고려해 함께 밝혀둔다. TAZ는 좌파 성향의 언론이다. 그런데 어차피 한국의 관점에서는 독일이라는 나라 전체가 "좌경화" 되어 있으니 이런 구분은 아무 의미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