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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독일뉴스

News | 폭력으로 얼룩진 독일 주말 축구

독일-네덜란드 친선 경기가 테러 위협으로 취소된 가운데 분데스리가 축구경기도 취소해야 할지 논의가 있었으나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리고 첫 주말, 토요일 독일 전국에서 예정대로 축구 경기가 열렸다. 그리고 이 날 동시다발적으로 훌리건의 난동이 펼쳐져 폭력으로 얼룩진 최악의 하루가 되었다.



1. 묀헨글라트바하


뒤셀도르프(Düsseldorf) 근교에 있는 묀헨글라트바하(Mönchengladbach)에서는 홈팀 팬들과 원정팀 하노버96 팬들이 기차에서 맞붙어 패싸움을 벌였다고 한다. 열차 운행은 일시 중단되었고, 경찰이 난투극 관련자 238명을 붙잡아 조사해보니 그 중 28명은 훌리건 전과가 있는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패싸움을 벌인 묀헨글라트바하 팬들은 얼굴을 가리고 도망갔고, 하노버 팬들은 경찰의 보호 하에 하노버행 열차로 되돌려 보내졌다고 한다. [관련 기사(독일어)]



2. 겔젠키르헨


분데스리가 강팀 바이에른 뮌헨과 샬케04의 경기가 있었다. 샬케04의 홈인 겔젠키르헨(Gelsenkirchen)에서 갑자기 다수의 관중이 폭력 행위를 벌여 여러 사람이 다쳤다고 한다. 경찰은 피의자를 바이에른 뮌헨과 보훔(Bochum)의 팬들로 지목했는데, 바이에른 뮌헨 구단에서는 자신들의 팬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문제는 보훔인데, 경기 당사자도 아닌 이들이 찾아와 난동을 부렸다. 겔젠키르헨과 보훔은 바로 인접한 도시라 서로 감정이 좋지는 않은 편이고 두 팀의 경기는 마치 한국야구의 엘지-두산 잠실더비처럼 성적에 상관없이 라이벌전으로 열기가 뜨거운 편이기는 하다. 하지만 지금은 보훔이 2부 리그로 강등되어 두 팀이 맞붙을 일은 없는데, 보훔 팬이 굳이 겔젠키르헨까지 원정 와서 심각한 폭력 행위를 저질렀다고 하니 뭐라 이야기하기 힘들다. [관련 기사(독일어)]



3. 마그데부르크


마그데부르크(Magdeburg)는 축구로 유명한 도시는 아니다. 지역 연고구단은 현재 3부 리그에 있다. 그런데 3부 리그에서도 같은 날 사고가 벌어졌다. 경기 도중 갑자기 마그데부르크 팬들이 그라운드에 난입하여 이를 제지하는 진행요원을 폭행하며 소동을 벌인 것이다. 마침 이 사건은 동영상이 있어 필자도 구경했는데, 홈팀이 패널티킥으로 실점하자마자 그라운드에 난입한 것으로 보아 판정에 불만이 있었던 모양이다. [유튜브 동영상]



축구장에 훌리건들이 꼭 나타나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독일은 축구가 곧 일상의 문화나 마찬가지이기에 질서를 해치는 일이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같은 날 여러 장소에서 불미스러운 사고가 동시에 일어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가뜩이나 테러 위협 때문에 보안이 한층 강화된 와중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하니 독일인들이 받았을 충격은 훨씬 클지 모른다. 그냥 해프닝이라고 하기에는 참 당황스럽고 황당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