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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독일뉴스

News |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 정리 - 2차

사건이 드러난 직후 1차 정리를 올린 것이 벌써 2개월이 넘었다. 폴크스바겐에서 자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는 소식이 있어 다시 부연한다.


조사결과는 사실 특별할 것이 없다. 세 가지 원인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걸 요약하면 "자격없는 직원이 사고쳤고, 그걸 감독하지 못한 프로세스의 문제가 있었고, 몇몇 부서에서 규정을 위반했다" 정도가 되겠다. 우리나라도 뭔 일만 터지면 "개인 일탈"이라는 변명을 참 좋아하는데, 폴크스바겐의 조사 결과를 한 단어로 요약하면 결국 "개인 일탈"이라는 뜻이 된다.


10년 전부터 조작이 있었지만 경영진의 개입은 없었다고 못 박았고, 조작에 관여한 9명의 엔지니어를 정직 처분했으며, 조작이 발생한 차량은 36,000대라고 했다. 80만대 이상일 것이라 의심 받았는데 그 5%도 미치지 않는 매우 미미한 조작이다.


선뜻 믿기지 않는 발표다. 그러면서 결론을 "개인 일탈"로 규정했으니 참 실망스러운 발표라 해야겠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단서는 찾았다.


앞서 1차 정리 중 폴크스바겐 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언급한바 있다. 창업자인 포르쉐 박사의 손자와 외손자의 경영권 다툼이 계속 되고 있으며, 이번 사건으로 물러난 경영자 빈터 코른은 손자측 인물, 빈터 코른 이전의 경영자는 외손자 피에히였고, 빈터 코른이 물러난 뒤 경영자가 된 마티아스 뮐러는 피에히측 인물이다.


10년 전부터 조작이 있었다면, 그 10년 전은 피에히가 경영하던 시절. 그리고 지금 경영자는 피에히측 인물. 대략 "꼬리 자르기"로 넘어갈 당위성이 생긴다. 빈터 코른은 물러날 때까지도 자신은 몰랐다고 항변했는데, 어쩌면 그 말이 틀리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폴크스바겐에서는 제조 과정의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하며 테스트를 외부단체에서 실시하겠다고 했다. 일련의 소동의 결과치고는 참 조촐하다. 아직 조사는 계속 진행중이라고 하니 결과를 더 지켜보기는 해야겠으나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그냥 흐지부지 마무리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