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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046. 독일의 봄 날씨

세상이 좋아져서 이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모든 국가의 날씨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기온이 최고 최저 몇 도라고 나오는 것만으로 처음 가보는 곳의 날씨를 확신하기는 좀 어려울 수 있죠. 제가 수년간 겪었던 독일의 날씨를 계절마다 하나씩 정리합니다. 우선 봄 날씨입니다.

포츠담의 상수시 궁전입니다. 똑같은 장소를 찍었는데 하늘은 완전히 극과 극이죠. 이 두 사진은 같은 날 촬영되었습니다. 그것도 불과 12분 차이로 찍었습니다. 상수시 궁전은 높은 계단 위에 있는데요. 우중충할 때 올라가서 사진 몇 방 찍고 내려오는데 갑자기 맑아졌어요. 다시 올라가 찍었습니다.


두 가지 날씨가 공존하는 이것이 바로 독일의 봄입니다. 맑은 날과 흐린 날의 경계가 없어요. 그냥 하루동안 청명한 날씨와 찌푸린 날씨가 수시로 교차됩니다. 물론 쭉 맑은 날, 쭉 흐린 날도 당연히 있지만, 평균적으로 하루에 두 개의 날씨를 다 겪게 된다고 보는 편이 낫습니다.


위 사진 속 옷차림을 보시면 대부분 외투를 걸치고 있습니다. 봄 날씨 치고는 의외로 쌀쌀합니다. 온도계에 찍힌 것보다 체감온도가 더 춥게 느껴집니다. 따라서 봄철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봄옷을 입되 그 위에 걸칠 바람막이 같은 것을 하나 챙기면 좋습니다. 당연히 더우면 벗고 쌀쌀하면 입어야 하니, 그 두 가지 날씨가 공존하니 외투를 휴대할 가방은 늘 함께 해야 한다고 보면 되겠죠.


흐린 날씨 중에는 빗방울이 떨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소나기가 내리기보다는 부슬비가 내리다 멈추기를 반복합니다. 비오는 날 현지인이 우산 쓰고 다니는 걸 별로 못 봤습니다. 다들 그냥 외투에 달린 후드를 쓰고 비 맞고 다닙니다. 빗발이 오락가락하니 우산 들고 다니는 게 더 번거로워요.

합성사진 아닙니다. 두 개의 날씨가 공존하는 그 경계를 잡았습니다. 봄철의 독일 여행은 이런 하늘 아래를 돌아다니는 겁니다. 왜 두 개의 날씨인지,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날 일기예보를 보면 "흐린 뒤 갬" "맑은 뒤 흐림" 같은 모호한 날씨로 알려줍니다. 그래서 일기예보는 어차피 별 소용이 없고, 비가 오는지 아닌지 정도만 확인하세요. 어차피 수시로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할 테니 큰 의미는 없지만요.


단, 주의하실 것 하나. 최근 유럽은 한국보다도 기상이변이 심합니다. "맑음"인지 "맑은 뒤 흐림"인지, 그런 걸 따지는 건 의미가 없지만 기온이 0도 언저리로 내려가지는 않는지 또는 20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는지는 일기예보로 사전에 체크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0도 언저리까지 내려간다면 그건 겨울 날씨니까 겨울 옷이 필요하구요. 2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그건 초여름 날씨라서 여름 옷이 필요합니다.


왜 이런 사족을 붙이는고 하니, 글쓰기 전 혹시나 해서 독일 기상 사이트에서 날씨를 확인해보니 지금 날씨가 25~27도까지 올라가고 난리가 났어요. 점점 봄과 가을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계절이 되는 것 같습니다.


여름 날씨에 대한 포스팅은 여름철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