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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051. 기도하는 빵, 브레첼

독일을 대표하는 먹거리로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브레첼(Brezel)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영어식 표기인 프레즐(Pretzel)이라는 표기도 익숙하죠. 보통 미국에서는 조그마한 스낵으로 먹기 때문에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던 용감한 과자 프레즐 하면 딱딱한 과자를 연상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브레첼은 엄연히 빵의 한 종류입니다. 독일의 주식이나 마찬가지죠.

브레첼의 기원은 불분명합니다. 탄생한 시기, 탄생한 지역, 모두 저마다 설이 다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브레첼이 발달하여 오늘날의 형태가 완성된 곳은 독일이라는 점입니다. 이것에 있어서는 아무도 이견이 없습니다.


모양이 특이하죠. 하트 모양 같기도 하고, 8자 모양 같기도 하고. 기원이 불분명하므로 브레첼이 이런 특이한 모양을 갖게 된 이유도 불분명하기는 합니다만, 무릎 꿇고 두 손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실제 수도원에서 기도를 열심히 한 어린이에게 상으로 브레첼을 주었다고도 합니다.

아무래도 시내 빵집이나 편의점 등에서 구매할 일이 많을 겁니다. 이런 곳에서 파는 브레첼은 공장에서 대량생산해 유통하니까 신선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겠죠. 좀 딱딱하기도 하구요. 그러다보니 재료를 넣어 먹게 됩니다. 위 사진처럼 브레첼을 반으로 갈라 재료를 넣어 샌드위치처럼 먹는 겁니다. 위 사진은 버터를 바르고 파를 채 썰어 넣은 부터브레첼(Butterbrezel)입니다.

일반적으로 간식용으로 적당하지만 아주 두껍고 우람한 사이즈의 브레첼을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위 사진은 오바츠다(바이에른의 스프레드치즈)를 바른 오바츠다브레첼인데요. 보통 부터브레첼보다 가격은 3배 정도 비싼 대신 양이 엄청나게 많아서 한 끼 식사가 되었습니다.


브레첼을 처음 집어들면 하얀 알갱이가 다닥다닥 붙어있는데, 모두 소금입니다. 그냥 먹으면 짜요. 짜게 먹는 독일의 식습관에 대해서도 언젠가 따로 글을 정리할 날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우리 입맛에는 짜니까 소금은 탁탁 털어내고 먹으면, 잘 만든 브레첼은 참 맛있습니다. 조금 짭조름하고 적당히 딱딱하면 맥주 안주로도 딱이구요.

간혹 식당에 들어갔는데 테이블에 이렇게 브레첼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이건 돈 내는 거에요. 물론 개당 1유로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리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아무튼 공짜가 아니라는 것은 유념해야 합니다. 맥주만 마시는 사람이 가볍게 안주로 먹어도 되고, 음식 나오기 전 애피타이저로 먹어도 되고, 자유롭게 활용하라고 비치해둔 빵 바구니입니다.

전통 있는 빵집은 간판에 브레첼 문양이 꼭 들어가곤 합니다. 중세에는 이런 간판을 걸고 "여기서 브레첼 팝니다"라고 알리는 거죠. 그 모양 자체가 앤틱한 멋이 있어서 중세 간판과 잘 어울려요. 오늘날에도 이런 간판이 보이거든 브레첼 파는 빵집이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