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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064. 뉘른베르크 여행 추천코스

바이에른 제2의 도시 뉘른베르크(Nürnberg) 여행 추천코스입니다. 하이라이트를 한 번에 정리하는 일반적인 추천코스 대신, 뉘른베르크는 DIY식으로 조합할 수 있는 추천코스를 만들어보았습니다.


뉘른베르크는 근교여행을 제외하고도 크게 세 가지 카테고리의 볼거리가 있습니다. 중세의 성곽과 고성이 그대로 남아있는 구시가지, 생각보다 볼 것이 훨씬 많은 박물관, 그리고 현대사의 상처가 남아있는 장소들입니다.


아직 한국 여행자는 뉘른베르크의 구시가지 정도만 보는 편인데요. 그렇게 끝내기엔 굉장히 아까운 도시거든요. 충분히 보려면 1박 이상은 필수이고, 근교에도 밤베르크, 로텐부르크, 뷔르츠부르크 등 유명한 도시가 많기 때문에 최소 4~5박은 하면서 근교까지 여행하는 게 적당한 곳입니다.


그래서 세 가지 카테고리별로 각각 추천코스를 만들었습니다. 각각의 코스마다 반나절 정도 소요됩니다. 따라서 하나만 택하면 반나절, 두 개를 택하면 하루, 세 개를 택하면 하루 반(1박), 그렇게 일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 0.5일부터 1.5일까지 뉘른베르크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이른바 DIY식 코스입니다.


그러면 세 가지 카테고리별로 간략하게 매력포인트를 짚어드립니다.

중앙역에 내리자마자 보이는 쾨니히 문(Königstor)부터 구시가지가 시작되는데요. 둥근 원통형의 육중한 성탑과 성문, 견고하게 놓인 성벽이 큰 도시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예쁘고 인상적입니다. 중앙역 앞의 쾨니히 문이 가장 유명하지만 이런 성문은 큰 시가지를 빙 둘러 곳곳에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끄트머리에는 언덕 위에 카이저 성(Kaiserburg; 황제의 거성)이 있어 마치 판타지 영화나 게임에 나올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구시가지의 중심인 중앙 마르크트 광장(Hauptmarkt)은 성모 교회(Frauenkirche) 등 독특한 건축물이 주변에 많고, 밥을 먹거나 쇼핑을 할 때에도 가장 먼저 고려할 곳입니다. 그 유명한 뉘른베르크의 크리스마스마켓도 여기가 메인 코스입니다.

뉘른베르크는 그 악명높은 "뉘른베르크 법(유대인의 차별을 법으로 규정)"이 제정되었을 정도로 나치의 주요 도시였습니다. 히틀러는 뉘른베르크에 거대한 나치 전당대회장을 지으려 했고, 사실상 나치의 입법부가 여기 자리를 잡는 것이니 뉘른베르크가 나치의 수도로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죠. 로마의 콜로세움 같은 것을 만들겠다며 지은 나치 전당대회장은 엄청난 규모의 원형극장입니다. 전쟁에 패해 완공되지는 못했지만, 주변의 체펠린 비행장과 함께 나치의 광기를 증언하는 대표적인 장소가 되고 있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 연합군이 나치의 지도자급 부역자를 체포해 처벌한 "뉘른베르크 재판"이 열린 뉘른베르크 법원도 현대사의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오늘날에도 법원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법원 내에 기념관을 만들어 뉘른베르크 재판과 관련된 방대한 역사적 자료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여기 소개된 곳은 구시가지 바깥에 분포되어 있어 이 코스는 대중교통 이용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코스의 마지막은 구시가지의 중심에서 살짝 비껴나 있어 관광객이 덜 찾고 현지인이 붐비는 야코프 광장(Jakobsplatz)으로 마무리합니다. 옛 성문과 시계탑, 큰 교회, 요상하게 생긴 조형물 등 야코프 광장에도 볼거리가 많이 있습니다.

독일 르네상스의 대표주자 알브레히트 뒤러가 뉘른베르크에서 살았습니다. 그가 살았던 알브레히트 뒤러 하우스(Albrecht-Dürer-Haus)는 기념관으로 개방되어 있습니다. 또한 독일에서 가장 먼저 기차가 운행한 도시가 뉘른베르크입니다. 그것을 기념하여 독일철도청에서 만든 철도 박물관(DB Museum)이 있구요. 현대미술과 디자인 분야에 특화된 신 박물관(Neues Museum), 게르만족의 역사와 게르만족이 생산한 예술과 기술의 결과물 등을 폭넓게 전시한 게르만 국립박물관(Germanisches Nationalmuseum) 등 생각보다 크고 다양한 볼거리가 있습니다.

이 코스에서는 사형집행인의 다리(Henkersteg) 등 관광객이 붐비지 않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장소도 지나가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바이스게르버 골목(Weißgerbergasse) 등 중세의 모습이 가장 온전히 보존된 곳도 지나게 되므로 구시가지에서 미처 보지 못한 더 조용하고 앙증맞은 뉘른베르크를 함께 만나게 될 것입니다.


바쁜 일정 때문에 뉘른베르크에서 오래 있기 힘들다면 어쩔 수 없이 구시가지를 반나절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지만, 가급적 구시가지와 박물관을 합쳐서 하루 정도는 뉘른베르크에 할애하시기 바랍니다. 두 코스가 모두 성곽 안쪽에 있으므로 하루 코스로 조합 가능합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핵심만 축약했지만, 그 외에도 뉘른베르크에 유서깊은 교회나 개성있는 박물관이 많습니다. 또한 큰 도시에 걸맞게 백화점 등 쇼핑할 곳도 많고, 뉘른베르크 지역의 소시지나 디저트 등 향토요리도 발달한 도시입니다. 그 모든 정보는 <프렌즈 독일>에 담아두었습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