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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072. 작고 귀여운 뉘른베르거 부어스트

독일은 소시지가 유명하죠. 소시지를 독일어로 부어스트(Wurst)라고 합니다. 부어스트는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고, 특히 지역마다 고유의 부어스트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뉘른베르크에서 탄생한 부어스트, 뉘른베르거 부어스트를 소개합니다.

정식 명칭은 뉘른베르거 로스트브라트부어스트(Nürnberger Rostbratwurst). 석쇠(Rost)에 구운(braten) 소시지라는 의미입니다. 편의상 뉘른베르거 부어스트로 줄여 부릅니다.


뉘른베르거 부어스트의 가장 큰 특징은 "작다"는 겁니다. 크고 실한 부어스트가 기본인 독일에서 오직 뉘른베르크만 이렇게 작고 귀여운 부어스트를 만들었습니다. 처음에 소시지를 만들 때 마조람(Marjoram)이라는 향신료를 넣는다고 하네요.


크기가 작으니 메뉴 하나를 시키면 개수가 많습니다. 가장 작은 사이즈의 메뉴가 뉘른베르거 부어스트 6조각으로 구성되며, 그 다음에 8조각, 10조각 식으로 늘어납니다. 보통 성인 남성은 10조각 먹으면 한 끼 식사가 되고, 배는 부르지만 맥주는 마셔야 해서 간단한 안주가 필요할 때 두 사람이 6조각 주문해 나눠먹으면 딱 맞습니다.


레스토랑에서 주무하면 자우어크라우트(Sauerkraut)가 함께 나옵니다. 유서 깊은 전문점에서는 접시도 퓨터(백랍)로 만든 것을 사용합니다.

사이즈가 아담해 길거리 간식으로도 제격입니다. 특히 뉘른베르크에서 축제가 열리면 뉘른베르거 부어스트는 최고의 간식으로 불티나게 팔리죠. 길거리에서 판다고 우습게 보면 안 됩니다. 로스트브라트부어스트라는 원래 이름에 걸맞게 그 자리에서 석쇠에 구워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맛있는 소시지를 손에 쥐어주니까요.

길거리 간식은 둥근 빵을 반으로 갈라 부어스트를 끼워주는 방식입니다. 원래는 뉘른베르거 부어스트 3조각을 넣어주는 게 정석이구요. 이걸 뉘른베르크 지역의 방언으로 드라이 임 베클라(Drei im Weckla)라고 합니다. 그런데 현대에 들어 좀 더 개량해서, 부어스트의 길이를 늘리고 개수는 2개로 줄인 방식으로도 판매합니다. 머스터드 소스를 발라서 먹습니다.

푸짐한 식사를 원하는 사람과 간단한 주전부리를 원하는 사람 모두를 만족시키는, 아주 약삭빠른 음식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상업과 수공업이 발달했던 부유한 도시 뉘른베르크의 이미지와도 잘 어울린다고나 할까요.


그러니 3조각, 6조각, 10조각, 무엇이든 좋으니 작고 귀여운 소시지의 맛을 경험해보시기 바랍니다. 배가 고픈 당신도, 배가 부른 당신도, 뉘른베르거 부어스트가 환영합니다.



저는 올림푸스코리아의 트래블마스터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포스팅에 게재된 사진은 모두 올림푸스 OM-D E-M5 Mark II 카메라에 올림푸스 ED 12-100 f4 Pro 렌즈로 촬영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