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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079. 베를린 신공항은 대체 언제?

"영원히 다음달에 개장하는 공항"이라는 놀림을 받고 있는 베를린 신공항은 대체 언제 개장할까요?


2006년 "통일 수도"에 걸맞은 대형 공항을 만들자며 베를린에 브란덴부르크 공항 건설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분단 시절 만들어진 기존의 공항들은 선진국 수도의 공항이라 하기에 너무 작고 볼품없었거든요.


2011년을 목표로 공사를 시작했지만 어차피 독일에서 이런 일정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공사하면서 계속 바뀌니까요. 그리고 2012년 6월에 개장하는 것으로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저는 이 시기에 독일에 있었어요. 신공항 개장 광고와 뉴스가 연일 나오고, 당시 항공사에서도 항공 스케줄을 브란덴부르크 공항으로 맞춰서 발권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문제가 발견되어 개장을 연기했대요. 기껏해야 몇 주 정도의 공사일 줄 알았죠. 그런데 6년 동안 공사해서 개장하려 했던 공항은, 그 후로 6년이 더 지난 지금까지도 구경할 수 없습니다.


2013년 상반기로, 2013년 하반기로, 2014년중으로, 2015년중으로, 2016년중으로, 2017년 상반기로, 2018년으로, 그렇게 공항 개장 일정은 계속 미뤄집니다. 아니, 장난도 아니고 이게 말이 되나요.


신공항이 개장하면 여기를 허브공항으로 사용하며 유럽과 서아시아 등에서 노선을 크게 확장하려 준비했던 에어베를린이라는 독일 항공사는 공항 개장이 미뤄지면서 결국 파산에 이르고 맙니다.

설계상의 하자가 발견되어 개장이 미뤄지기 시작했는데, 이후 뇌물이나 커미션 등 비리가 드러나고, 미봉책으로 떼우려다 더 큰 오류를 불러일으키고, 망신을 톡톡히 당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2012년에 개장이 미뤄졌을 때 이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다른 곳에 공항을 새로 만들었다면 벌써 개장하고도 남았을지 모릅니다.


개장하더라도 문제거리는 또 있어요. 당초 브란덴부르크 공항이 개장하면 기존의 공항은 모두 폐쇄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사가 쭉 미뤄지는 사이 베를린은 인구가 늘어나고 세계적인 위상도 높아져 공항 이용객이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브란덴부르크 공항은 연 2700만명 정도가 이용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베를린의 테겔 공항과 쇠네펠트 공항의 이용객을 합치니 3300만명 정도라고 합니다.


공항 개장 시점에는 이용객이 더 늘어나 있겠죠. 신공항이 개장하자마자 용량이 딸려서 제 기능을 못하게 생겼어요. 베를린 시민들은 신공항이 개장해도 테겔 공항은 계속 유지하도록 청원하고 있으나 독일 정부는 이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신공항은 개장하더라도 논란거리가 되고 망신은 끊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졌으며, 꼼꼼하게 계획하고 실행하기로 유명한 독일인데, 브란덴부르크 공항은 독일의 이미지에 먹칠하고 천문학적인 돈을 까먹은 21세기 최대의 "망작"으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베를린 신공항은 대체 언제 개장해요?


개장 일정이 연기되었다는 공식 발표가 지금까지 10번 있었습니다. 10번이나 약속을 못 지키고 망신을 당했습니다. 아무튼 그 10번째 발표에 따르면, 브란덴부르크 공항은 2020년 개장 예정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제 아무도 안 믿는다는 게 함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