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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115. 여기서부터 2,800km

여기 작은 샘이 있습니다. 산골에 있는 작은 시골 마을을 흐르는 조그마한 물줄기입니다. 우리식 표현으로는 강이라고 하기도 좀 그렇게 개천이라고 하는 편이 맞겠습니다.


놀라지 마세요. 이 작은 샘은 여기서부터 2,800km를 더 흘러 바다로 들어갑니다. 만약 서울에서 북쪽으로 2,800km를 간다면 중국을 지나 러시아까지 나오게 됩니다. 그 먼 길을 흘러흘러 수많은 사람들의 젖줄이 됩니다. 여기서 시작된 강 유역에 생긴 수많은 도시 중 한 나라의 수도가 무려 네 곳이나 됩니다.


무려 10개국에 물길을 내고, 그 중 4개국의 수도를 관통하며, 2,800km를 흐르는 이 강은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Donau)입니다. 영어식 이름으로 다뉴브(Danube)가 더 친숙한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유럽에서 두 번째로 긴 강이기도 한 도나우는 독일 서남부 검은숲(슈바르츠발트; Schwarzwald)에서 시작됩니다. 브레그(Breg)와 브리가흐(Brigach)라는 작은 물줄기가 만나면서 도나우 강이 시작되는데, 바로 그 합류지점이 도나우에슁엔(Donaueschingen)이라는 곳입니다. 도나우에슁엔에서는 도나우크벨레(Donauquelle; 도나우의 샘이라는 뜻)라는 이름으로 위 사진과 같은 기념비를 만들었습니다.


어머니가 자식을 품고 있는 것 같은 형상의 기념비는, 어머니에 해당되는 바르(Baar; 도나우 강이 시작되는 검은숲의 고원지대)가 자식에 해당되는 도나우의 성장을 축복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이렇게 출발한 도나우 강은 독일의 울름(Ulm), 잉골슈타트(Ingolstadt), 레겐스부르크(Regensburg) 등을 지나 오스트리아로 나갑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몰도바, 우크라이나를 지나 흑해로 들어가 총 10개국을 흐르는 강이 됩니다.


레겐스부르크 정도만 와도 벌써 도나우 강 물줄기가 꽤 커졌음을 알 수 있는데, 뒤로 가면 갈수록 점점 거대한 강이 되죠. 그러면서 4개국의 수도가 도나우 강변에 형성됩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 슬로바키아의 수도 블라티슬라바,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입니다. 그리고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도 도나우 강에서 멀지 않아요.

엄청난 강도 시작은 작은 샘입니다. 2,800km를 흐르며 4개국의 수도를 만들고 10개국에 물줄기를 만든 거대한 강의 출발점, 도나우크벨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