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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197. 함부르크 하펜시티

하펜시티(Hafen-City). 직역하면 "항구도시"입니다. 독일 함부르크는 바다와 만나는 항구는 아니지만 엘베 강이 바다로 흘러들어가기 직전 물줄기가 매우 넓어진 곳에 형성된 도시입니다. 중세부터 발달한 무역항 규모는 유럽 최대 규모에 달하는 하항(河港)을 형성했습니다. 함부르크 항구에 포함되는 지역이 매우 넓은데, 현대에 들어 무역항의 규모는 중세보다 축소되었기 때문에 항구의 규모도 줄어들어 변두리 지역은 황폐해졌습니다. 바로 이 버려진 변두리 지역의 재개발 프로젝트가 하펜시티입니다.

하펜시티의 밑천(?)은 중세부터 존재한 창고 단지입니다. 아파트형 공장이라는 말 들어보셨죠? 여기는 비유하자면 아파트형 창고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정식 명칭은 슈파이허슈타트(Speicherstadt). 붉은 벽돌로 만든 네모 반듯한 창고 건물이 운하 양편에 빼곡합니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 슈파이허슈타트 뒤편 공터에 이런 식으로 새 건물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건물의 높이는 대략 슈파이허슈타트의 옛 건물들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각 건물의 1층은 바람길을 열도록 설계했습니다. 그 외에도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여러 대책이 반영된 건물들을 새로 지어 독자적인 구역을 형성케 합니다.

일부 구역은 높은 빌딩을 세울 수 있게 허가하여 랜드마크를 삼기도 합니다. 유명 기업이 하펜시티에 이런 멋진 빌딩을 짓고 본사를 옮겼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유니레버의 사옥입니다.

이런 식으로 완성된 랜드마크 중 단연 최고봉은 엘브필하모니극장입니다. 옛 창고 건물 위에 새 극장 건물을 얹어 완성한 이곳은, 고난이도의 공사 때문에 당초 계획보다 오래 걸리고 많은 돈이 들었지만 개장 직후부터 독일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하펜시티는 전구역의 재개발이 완료되기까지 몇년이 걸릴지 아무도 모릅니다. 하펜시티 개발을 주관하는 공기업이 있기는 합니다만 이들이 "몇년까지 개발 완료" 같은 마스터플랜을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돈이 생기면 생기는대로, 건물 짓고 싶다는 고객이 나타나면 나타나는대로, 공기를 정하지 않고 하나하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아직도 하펜시티 개발은 진행 중입니다.


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박물관이나 전망대 등 어트랙션도 하나하나 추가되고 있습니다. 볼 때마다 새로운 장소가 추가되어 있어요. 잘 찾아보면 코레아슈트라세(Koreastraße)라는 거리명도 보입니다.

너무 변화무쌍한 곳이라 직접 보지 않고는 도저히 그 변화를 캐치하기 어려워요. 이 글이 올라가는 날 저는 하펜시티를 돌고 있을 겁니다(글은 예약등록). 이번에는 또 뭐가 생겼는지 하나하나 체크해봐야겠습니다.


박물관도 엄청 많고, 구역도 넓고, 볼 것이 많아 하펜시티 내에서만 하루종일 여행해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의 문화단지입니다. 직접 보고 귀국한 뒤 2018년 최신 버전의 하펜시티 여행정보를 한 번 따로 정리하겠습니다.


상업용 건물과 주거용 건물, 옛 건물과 새 건물, 거대 기업의 사옥과 작은 오피스, 부자를 위한 고급주택과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 등 하펜시티 내에 포함되는 건물들은 모두 양극단을 다 아우릅니다. 도시 속에 아예 하나의 도시를 따로 만들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 시대에 가장 큰 규모의 도심 재개발 프로젝트로 꼽힘은 물론이고, 한국과는 정반대의 재개발 패러다임을 볼 수 있는 곳이기에 재미있게 구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