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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추천 여행테마

동유럽여행 코스 만들기 - 동유럽 삼각지대

나날이 동유럽 여행에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서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하고, 서유럽에 비해 도시의 규모가 크지 않다보니 열심히 이동하며 미션 클리어하듯 최대한 많은 경험치 획득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성향에도 잘 맞기 때문 아닌가 생각됩니다.


동유럽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어떻게 하면 동유럽 코스를 쉽게 짤 수 있을지 기준이 될만한 글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우선 동유럽의 범위 자체가 모호한데요. 여기서는 한국인이 보편적으로 여행하는 범위까지만 다루겠습니다. 흑해 연안 국가(불가리아, 조지아 등)나 러시아에 가까운 국가(발트 3국, 벨라루스 등)는 동유럽보다도 더 변방으로 인식하는 편이므로, 여기까지는 넘어가지 않고 우리가 흔히 동유럽 여행이라 했을 때 떠올리는 도시들을 중심으로 하는 코스입니다. 지도로는 대략 이렇게 되겠습니다.

우선 동유럽 여행이라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를만한 대표도시 하나를 골라보죠. 대부분 체코 프라하(Praha)를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나만 더 골라보죠. 많은 분들이 빈(Wien; 비엔나)을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프라하와 빈은 사실상 동유럽 여행지의 톱2입니다.

하나만 더 골라보죠. 여기서부터는 조금 의견이 엇갈릴지 모르겠지만, 현재 출간되어 있는 다수의 여행책에서 동유럽 여행의 넘버3로 다루는 곳은 헝가리 부다페스트(Budapest)입니다.


자, 이제 톱2(프라하와 빈)가 지도의 중심에 오도록 아래와 같이 체크합니다. 물론 넘버3인 부다페스트(Budapest)도 함께 체크합니다.

이것이 동유럽 여행의 뼈대가 되겠습니다. 이 세 곳만 충실히 여행하더라도 2주 정도 소요되는데, 그래도 우리 한국인은 여기저기 발자국을 남기며 하나라도 더 경험하고 구경해야 하는 열정적인 민족이니 이 뼈대를 가지고 코스를 확장해봅시다.


일단 코스를 확장하려면 교통편이 편한 관문을 정해야 합니다. 프라하와 빈을 바깥에서 아우르면서 많은 항공편이 운항하고 기차 교통도 편리하며 인프라가 잘 되어 있는 큰 도시를 콕 찝어봅시다.

프라하와 빈을 중심에 두고 관문이 될 주요 도시의 점을 찍으니 이렇게 하면 합리적이겠습니다. 바로 베를린(Berlin)-뮌헨(München)-부다페스트입니다. 이 세 도시 중 둘을 골라 여행의 시작과 끝으로 삼으면, 그 안에서 프라하와 빈을 포함해 동유럽의 매력적인 도시를 무한히 확장할 수 있게 됩니다. (독일은 동유럽으로 분류하기 어색하지만, 동유럽 여행 중 독일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자, 베를린-뮌헨-부다페스트를 꼭지점으로 하는 영역을 지금부터 버뮤다 삼각지대가 아니라 동유럽 삼각지대라 칭하겠습니다. 동유럽 삼각지대에 속하는 유명한 도시들을 살펴볼까요?

도시 이름만 봐도 "아!" 하는 곳들이 수두룩하게 나옵니다. 이 도시들을 다 보려면 빡빡한 스케줄로 여행하더라도 최소 3주는 필요합니다. 여유있게 본다면 1개월 정도 필요하죠. 내가 여행할 수 있는 기간은 정해져 있을 테니(방학이나 휴가 등) 그 기간에 맞춰서 도시를 선택합시다. 여기 있는 도시들은 가까운 곳 사이에서는 교통이 편하게 연결됩니다.


한 번 아무렇게나 선을 이어서 코스를 만들어볼까요?


먼저 뮌헨in-부다페스트out 5개도시 코스입니다. 1주일~10일 정도가 적당합니다.

in-out은 같은데 선을 살짝 틀어 이렇게 해볼 수도 있습니다. 6개도시, 마찬가지로 1주일~10일 코스입니다.

베를린in-부다페스트out으로 방향을 바꿔봅시다. 6개도시, 1주일~10일 코스입니다.

꼭 동유럽 삼각지대의 꼭지점까지 가지 않아도 중간에서 조율해도 괜찮죠. 뮌헨in-빈out 7개도시, 10~12일 코스입니다. 

이런 식으로 도시마다 선을 이어서 코스를 만들면 끝. 아주 쉽죠? 동유럽 삼각지대에 걸치는 나라가 체코-오스트리아-헝가리-독일 4개국인데, 저마다 분위기가 다 다르므로 대도시는 대도시대로, 소도시는 소도시대로 지루하지 않게 저마다의 개성을 느낄 수 있으니 편한대로 선을 그어 코스를 완성합시다.


혹시 이런 질문을 하실 분들도 있을 겁니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삼각지대 바깥인데 어떻게 합니까?"

대표적으로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 그리고 폴란드를 들 수 있겠는데요. 아래 지도를 참조하세요.

동유럽 삼각지대의 세 꼭지점에서는 그 바깥의 인접국가로 가는 것도 불편하지 않습니다. 가령, 뮌헨에서 기차 타면 슬로베니아 류블랴나(Ljubljana)로 편하게 갑니다. 부다페스트에서는 기차나 버스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Zagreb)까지 편하게 갑니다. 바르샤바(Warszawa)나 크라쿠프(Kraków) 등 폴란드로 갈 때에는 베를린에 교통편이 많습니다.


응용해보죠. 동유럽 삼각지대 바깥에서 코스를 연결하려면 이런 식으로 합니다. 프랑크푸르트in-자그레브out 9개도시 2주일 코스입니다.

베를린in-자그레브out 8개도시 12일~2주일 코스입니다. 사실 이렇게 연결하면 동유럽 여행이라기보다는 독일-발칸 여행이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리겠지만, 그런 게 중요한 건 아니니 굳이 따지지 맙시다.

자그레브는 사실상 4번째 꼭지점으로 할 수도 있는 도시입니다. 그런데 제가 자그레브까지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크로아티아 여행은 자그레브를 시작으로 더 아래까지 내려가는 게 일반적이라 프라하-빈을 중심에 놓는 동유럽여행 코스와는 조금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처음에 코스를 정할 때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에게 쉽게 개념을 잡아드리기 위한 목적이므로 동유럽 여행의 톱2인 프라하-빈을 중심에 놓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아울러 제가 예로 든 코스는 대부분 독일에서 in을 시작하는데요. 이유가 있습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나라에서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 전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편리합니다. 만약 프라하부터 여행을 시작하려면 처음에 환전을 준비할 때에도 체코 화폐와 유로화를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불편이 있습니다. 유로존 국가에서 여행을 시작하면, 유로화만 준비해서 출국한 뒤 체코에서는 코루나를 필요한만큼만, 헝가리에서는 포린트를 필요한만큼만 환전하여 여행하면 보다 편리합니다.


아무튼, 그렇다고 해서 꼭 유로존에서 시작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니 동유럽 삼각지대의 틀 내에서는 얼마든지 자유롭게 in-out을 정하고 선을 연결하셔도 괜찮습니다. in-out은 아무래도 항공권에 따라 결정될 확률이 높겠죠. in-out이 어디냐에 따라 몇십만원 차이날 수도 있으니까요.

각각의 도시간 이동은 우선 기차를 기준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동유럽은 기차가 불편한 구간도 있어서 버스를 이용할 일도 종종 있습니다만 여기 체크한 도시들은 (소도시인 체스키크룸로프와 할슈타트를 제외하면) 대부분 기차로도 편하게 연결되며, 다만 버스가 기차보다 더 저렴한 구간이 있을 수는 있으니 기차와 버스를 두루 살펴보면 좋습니다.


코스 가이드는 여기까지입니다. 별 내용 없죠? 되게 복잡할 줄 알았는데, 지도 그려놓고 선 쓱쓱 이으니 쉽게 끝나버리죠.


처음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거기에 뭐가 있는지 잘 모르는데 인터넷으로 동유럽 여행후기 찾아보면 무슨 도시 이름은 많이 나오는데 몇시간 걸리는 거리인지도 모르겠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감이 안 잡혀서 그렇습니다.


이런 식으로 일단 지도를 그려놓고 지도를 보면서 계획을 세우면 굉장히 쉽습니다. 그리고 가이드북을 가지고 거기에 뭐가 있는지 미리 대강의 정보를 확인한 뒤에 계획을 세우면 훨씬 더 편하겠죠.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으려면 내가 뭘 찾겠다는 검색어를 가지고 있어야 하므로 아무런 배경정보가 없으면 검색하기에도 난감합니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더라도 가이드북으로 먼저 전체적인 정보를 한 번 습득한 뒤 내 관심사에 맞는 키워드를 추려서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훨씬 쉽습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는 이야기. 사실 오스트리아는 동유럽이 아닙니다. 원래 공식적인 동유럽의 구분은 "옛 동구권 국가"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오스트리아는 동유럽이 아니고, 독일은 베를린을 포함한 구동독 지역만 동유럽에 해당됩니다. 동유럽 여행의 톱2인 빈이 사실은 동유럽이 아니었다는 것. 관련 내용을 좀 더 자세히 부연한 글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이런 것까지 따지며 여행할 이유는 없으니 그냥 가볍게 "어, 뭐, 그러냐" 하는 마음으로 보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동유럽 여행의 톱3로 뽑은 프라하-빈-부다페스트 모두 야경이 끝내주게 예쁜 도시들이죠. 다시 말해, 아침부터 밤까지 아주 꽉꽉 채워 여행할 수 있습니다. 알찬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 한국인의 취향에 딱 맞는 곳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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