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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275. 품격을 선물하는 쿨투어구트

궁전이나 박물관 등 유명 관광지에는 숍이 하나씩 있기 마련이죠. 기념품도 팔고, 관련 서적도 파는데요. 기념이니까 엽서나 그림, 자석, 머그컵 등 소소한 걸 구매해서 귀국 후 선물로 돌리거나 기념으로 보관하기도 합니다.

뮌헨의 님펜부르크 궁전, 퓌센의 노이슈반슈타인성 등 독일 바이에른 지역에 있는 궁전에도 이런 기념품숍이 있습니다. 그런데 흔한 기념품이 아닌, 독창적인 아이덴티티를 가진 "굿즈"를 판매하여 차별화됩니다.


이러한 매장을 쿨투어구트(Kulturgut), 직역하면 "문화상품(culture goods)" 정도 되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쿨투어구트에서 파는 상품은, 가방, 의류, 악세사리, 그릇, 컵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그러면 일반 기념품숍과 무엇이 다른고 하니, 쿨투어구트의 모든 제품은 바이에른 궁전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 되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가령, 궁전의 문양을 활용한 디자인 패턴, 궁전 정원의 색감을 활용한 디자인 패턴, 루트비히 2세처럼 궁전 속에서 살았던 인물 등 궁전 자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하기 때문에 그 어디에도 유사한 제품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물론 궁전과 직접적으로 관련 되는데 대충 만들 수 없죠. 품질관리도 매우 철저하여 튼튼하고 실용적입니다. 물론 가격은 저렴하지 않지만 값어치는 합니다. 말하자면 왕의 품격을 선물하는 셈이라고나 할까요. 관계자의 브리핑을 들었는데, 여기서 파는 상품의 가격은 2~200유로라고 했습니다.


관계자에게 대놓고 물어봤어요. 20유로 미만의 가격으로 선물할만한 걸 추천해주겠느냐, 그랬더니 5유로짜리 부채와 20유로짜리 머그잔을 추천하더군요. 부채는 나무살에 궁전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의 패턴지를 붙여 펼치고 접을 수 있는, 딱 우리네 전통부채의 방식과 같습니다. 그래서 선물용으로 괜찮겠더군요.


나아가 29유로짜리 맥주 머그잔도 추천해주었습니다. 맥주 머그잔은 뮌헨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기념품 중 하나인데,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크게 비싼 것도 아니면서 공장에서 막 찍어내는 흔한 기념품과는 다르기 때문에 이 또한 선물용으로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참고로 이 맥주 머그잔은 뮌헨의 레지덴츠 궁전 앞에 서 있는 사자상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컵 하단에 금색으로 얼룩(?) 같은 게 묻어있죠.

그것은 실제로 사자상에 금색으로 반질반질 빛나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이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한 번씩 만지는 통에 반질반질 윤이 나는데, 여기서 아이덴티티를 얻어 제품 디자인에 반영하였다고 합니다.


이런 설명과 함께 선물하면 받는 사람도 재미있어 하면서 기억에 남는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쿨투어구트 매장은 바이에른 궁전을 관할하는 주정부 산하의 모든 궁전에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도 뮌헨의 레지덴츠 궁전과 님펜부르크 궁전, 루트비히 2세의 노이슈반슈타인성과 헤렌킴제성, 뷔르츠부르크의 레지덴츠 궁전에 있는 매장이 정식 플래그쉽 스토어입니다. 상품의 종류가 가장 많습니다.


인터넷으로도 구매는 가능하대요. 한국으로도 배송 가능하다고 합니다. [홈페이지]


바이에른은 독일에서도 가장 전통을 수호하는 분위기가 강한데, 이처럼 전통적인 문화유산을 재해석하여 굿즈로 만드는 센스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뮌헨 여행할 때 기억해두셨다가 한 번 구경해보셔도 재미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