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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274. 메어타게스 티켓, 3만원에 궁전 50곳 입장

독일 뮌헨이 있는 동남부 바이에른(Bayern)은 곳곳에 아름다운 궁전과 고성이 즐비합니다. 바이에른 주정부에서는 일부 사유재산을 제외한 전체 유적을 관리하는 전담부서를 두고 전문적으로 챙기고 있습니다. 직역하자면 바이에른 궁전관리청(Bayerische Schlösserverwaltung) 정도되겠습니다.


이번 글은 여기서 만든 통합권 메어타게스 티켓(Mehrtagesticket)을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1년 정기권과 2주일권이 있는데, 우리는 2주일권만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영어로 14-days ticket이라고 담백하게 적습니다.

여기서 관할하는 궁전, 고성 및 유적이 총 50곳에 달합니다. 그리고 메어타게스 티켓으로 이 모든 장소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즉, 2주일 동안 50곳의 궁전에 들어갈 수 있는 셈이죠.


엄청 비쌀 것 같다구요? 2019년 기준으로 26유로입니다. 약 3~3.5만원 정도밖에 하지 않습니다. 물론 2주일 동안 궁전 50곳을 다 가는 건 말이 안 되죠. 그러나 하루에 하나씩만 보더라도 엄청난 이득을 보게 되는 여행 노하우입니다. 2주일 내내 여행하지 않더라도, 1주일만 여행해도 구매가격 이상의 이득을 보게 됩니다.


그러면 메어타게스 티켓으로 들어갈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를 살펴볼까요.

뮌헨에 있는 바이에른 왕실 비텔스바흐 왕가의 심장 레지덴츠 궁전(Residenz; 13유로)과 비텔스바흐 왕가의 별궁인 님펜부르크 궁전(Schloss Nymphenburg; 11.5유로)가 무료입니다.

그 유명한 미치광이 왕 루트비히 2세가 남긴 세 곳, 노이슈반슈타인성(Schloss Neuschwanstein; 13유로), 헤렌킴제성(Schloss Herrenchiemsee; 11유로), 린더호프성(Schloss Linderhof; 8.5유로)이 무료입니다.


지금까지 소개해드린 궁전 다섯 곳만 더해도 벌써 57유로. 메어타게스 티켓보다 2배 이상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메어타게스 티켓이 얼마나 저렴한지 이것만 봐도 확연히 드러납니다.


바이에른이 아주 넓어요. 이번에는 바이에른 제2의 도시 뉘른베르크 인근으로 계속 가보죠.

뉘른베르크 언덕 꼭대기에 있는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거성인 카이저성(Kaiserburg; 7유로)도 무료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뷔르츠부르크의 아름다운 레지덴츠(Residenz; 7.5유로)도 무료입니다. 여기는 대주교의 궁전이었는데, 뮌헨의 궁전보다도 더 화려합니다.

뉘른베르크 근교 여행지로 밤베르크 많이 가시죠. 여기에도 두 개의 궁전이 나란히 있습니다. 구 궁전(Alte Hofhaltung; 3.5유로)과 신 궁전(Neue Residenz; 4.5유로)입니다. 역시 메어타게스 티켓으로 무료입니다.

뉘른베르크 근교의 숨은 보석, 바이로이트에도 신 궁전(Neues Schloss)과 마르크그라프 오페라극장(Markgräfliches Opernhaus; 통합권 12유로)도 무료입니다.


지금까지 소개해드린 곳을 여행하려면 1주일도 좀 빠듯하고 8~10일 정도 생각해야 하는데요. 바이에른을 이렇게 알차게 여행하면서 입장료 총 91.5유로입니다. 26유로 내고 91.5유로, 3배 이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으니 본전을 뽑는 정도가 아니라 엄청난 이득이죠.


2주 꽉 채워 여행할 분들을 위해 몇 개 더 소개해드릴까요?

뮌헨 외곽에 있는 슐라이스하임 궁전(Schloss Schleißheim; 8유로)과 란츠후트에 있는 트라우스니츠성(Burg Trausnitz; 5.5유로)은 뮌헨에서 훌쩍 다녀오기 좋은 곳입니다.

뉘른베르크 근교에서는 코부르크의 에렌부르크 궁전(Schloss Ehrenburg; 4.5유로)과 아샤펜부르크의 요하니스부르크 궁전(Schloss Johannisburg; 3.5유로; 현재 일부구역은 공사중이어서 할인된 가격)이 깜짝 놀랄만큼 화려한 궁전의 매력을 선사합니다.

도나우스타우프에 있는 발할라(Walhalla; 4.5유로)와 켈하임에 있는 자유의 전당(Befreiungshalle; 4.5유로)은 일종의 "명예의 전당"과도 같은 고전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유적입니다. 둘 다 도시 이름이 생소할텐데, 레겐스부르크 근교입니다.


이렇게 다 더하면 122유로. 2주동안 충분히 여행할 수 있는 곳들이며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진 멋진 명소인데, 26유로로 끝! 4배 이상, 거의 5배에 육박하는 이득을 얻습니다. 이만하면 왜 메어타게스 티켓이 경제적인지 더 이상의 설명을 생략합니다.


티켓의 구입은 각 궁전의 매표소에서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티켓 구입할 때 메어타게스 티켓 달라고 하면 그 자리에서 26유로 지불하고 플라스틱 카드 형태의 메어타게스 티켓을 수령하며, 이후부터는 그 티켓을 가지고 모든 장소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독일인에게 "메어타게스 티켓"이라고 이야기하면 십중팔구 못 알아들을 겁니다. 그냥 "포틴데이즈 티켓" 달라고 하면 그게 더 간편할 거라 생각합니다.


뮌헨과 바이에른 여행의 필수품 메어타게스 티켓은 <뮌헨 홀리데이>에 자세히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바이에른 여행의 다양한 노하우가 꼼꼼히 정리된 가이드북이라 자랑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바이에른 궁전관리청은 궁전의 아이덴티티를 응용하여 디자인 한 독자적인 "굿즈"도 판매합니다. 가격대가 저렴한 건 아니지만 궁전의 품격에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제품들이니 기념품으로 고려해볼 만합니다. 이것을 쿨투어구트(Kulturgut)라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블로그에 정리해두었습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