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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291. 검은숲의 끝자락, 슐로스베르크

식목일에 맞는 주제가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다가 나무 → 숲 → 검은숲 이라는 의식의 흐름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번에는 검은숲(슈바르츠발트; Schwarzwald)의 한 토막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검은숲은 독일 서남부의 넓은 산맥을 지칭하는 표현입니다. 안에 들어가면 하늘이 보이지 않아 컴컴할 정도로 울창하다 하여 검은숲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특히나 숲을 좋아하는 독일인에게 인기 높은 휴양지이며, 마치 우리가 백두대간을 걷듯 검은숲에서 트레킹하며 몇날며칠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런 곳이다보니 일반적인 외국인 여행자가 렌터카 없이 찾아가기에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인데요. 편하게 찾아갈 수 있으면서 검은숲을 살짝 맛보기 정도만 할 수 있는 곳이 프라이부르크(Freiburg im Breisgau)의 슐로스베르크(Schlossberg)입니다.

어느 아침, 슐로스베르크에 올라가보았습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뒷산 올라가는 등산로죠. 워낙 공기도 좋고, 아침이라 조용하기도 하고, 맑은 날이었지만 컴컴할 정도는 아니어도 그늘이 짙게 드리워진 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올라가는 도중 전망이 탁 트이는 장소가 몇 번 나옵니다. 프라이부르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등산로가 은근히 경사가 있어 30분 정도의 짧은 등산이지만 땀범벅이 됩니다.

슐로스베르크에 도착했습니다. 별 것 없죠. 원래 이 자리에는 성(슐로스)이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이렇게 터만 남아있습니다. 슐로스베르크는 성(슐로스)이 있는 산(베르크)이라는 이름입니다.

올라온 쪽의 반대편의 전망이 보이는데, 몇 겹으로 산맥이 이어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게 다 검은숲입니다. 보이지 않는 저 너머까지요.

좀 더 좋은 전망을 원하면 무료로 개방된 전망대에 올라가도 됩니다. 계단을 빙글빙글 돌아 올라갈 수 있는데, 아래가 그대로 보이는 계단이다보니 저는 무서워서 조금 올라가다 포기했습니다.

등산의 수고를 덜어주는 푸니쿨라도 다닙니다. 슐로스베르크반(Schlossbergbahn)이라고 부르며, 편도 3.3유로, 왕복 5.5유로입니다. 승강장에 티켓판매기에서 승차권을 구매합니다.


그런데 슐로스베르크반에서 내린 뒤에도 5분 이상 등산을 해야 전망대가 있는 성 터까지 올라갈 수 있으니 어느정도 땀 빼는 등산은 필수라고 보시고, 등산하기 편한 옷차림과 신발을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검은숲의 끝자락인만큼 사실 이것만 가지고 검은숲을 가보았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게임 미션 클리어하는 게 아니잖아요. 울창하고 깨끗한 숲 속에 들어가는 게 목적이니까 그런대로 만족감은 괜찮습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