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두.유. Travel to Germany

#294. 독일 본, 벚꽃 말고 다섯 가지 매력

유럽에서 첫 손에 꼽히는 벚꽃 핫스폿 독일 본(Bonn). 저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봄만 되면 반사적으로 본을 이야기합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본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데, 물론 그 주제는 벚꽃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본을 벚꽃 하나로만 정의하는 건 부당합니다. 이왕 벚꽃 보러 본에 갔다면, 또는 벚꽃이 없는 다른 계절에 본에 간다면, 본에서 무엇을 즐겨야 할지 다섯 가지 매력 포인트를 잡아드립니다.


베토벤

본은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고향입니다. 물론 베토벤의 중요한 작품은 대부분 오스트리아 빈(비엔나)에서 완성되었지만, 어쨌든 베토벤이 태어나고 음악을 배우고 음악과 관련된 직업을 처음 가진 도시는 본입니다.

베토벤이 태어난 건물은 생가 기념관으로 공개되어 있습니다. 앞서 빈(비엔나)을 언급했는데, 빈에 있는 가장 큰 베토벤 박물관에 있는 자료의 상당수가 바로 본의 베토벤 생가에 전시된 것의 카피본입니다. 그만큼 베토벤 생가는 거장을 제대로 기념하고자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전시품을 수집하고 연구하고 분류했습니다.

베토벤의 이름을 딴 베토벤할레(Beethovenhalle; "베토벤 홀"이라는 뜻) 앞에 있는 베톤(Beethon)이라는 이름의 조각도 유명합니다. 앞에서 보면 베토벤 얼굴인데 옆에서 보면 기괴한 모습이에요. 정면에서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특이하게 제작한 조형물입니다.


쾰른 대주교

오늘날 대학교로 사용되는 아주 긴 바로크 양식의 궁전이 있습니다. 선제후궁(Kurfürstliches Schloss), 즉 선제후가 살았던 궁전입니다. 이 선제후가 누구인고 하니 바로 쾰른의 대주교입니다.


본은 쾰른 인근에 있는 위성도시인데요. 아시다시피 쾰른에는 어마어마한 대성당이 있죠. 그런데 쾰른에서 상업이 발달하면서 시민의 위상이 높아지자 대주교와 시민세력간에 충돌이 발생합니다. 결국 대주교는 쾰른을 떠나 위성도시 본에서 주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쾰른 대주교에 의해 세워진 궁전과 교회 등이 오늘날 본의 주요 어트랙션이 됩니다.

가령, 선제후의 별장으로 지은 포펠스도르프 궁전(Poppelsdorfer Schloss)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예쁜 정원이 딸린 별궁에서 머리 식히려는 용도로 만든만큼 중심가에서 약간 떨어진(걸어서 갈 수는 있을 정도의) 한적한 곳에 궁전을 지었습니다.

매번 쾰른까지 행차하기엔 부담이었는지 본에도 대성당을 지었습니다. 단, 엄밀히 말해 대주교의 주교좌 성당은 쾰른 대성당이기 때문에 여기는 독일어로 대성당을 뜻하는 돔(Dom)이라고 부르지 못하고 대사원이라는 뜻의 뮌스터(Münster)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뮌스터도 번역할 때에는 편의상 대성당으로 표기합니다.)


서독의 임시수도

베를린 분단시절 서독의 공식수도는 서베를린입니다. 그러나 동독 속에 섬처럼 고립된 서베를린에 모든 수도의 기능을 두기는 부적절했기에 서독은 본을 임시수도로 정하였고, 여기서 서독의 대통령과 총리가 머물렀습니다. 샤움부르크 궁전(Palais Schaumburg)이 바로 대통령궁입니다. 오늘날에도 독일 대통령이 유사시에 사용할 제2의 거처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인은 출입할 수 없습니다.

아무튼 임시수도였기에 정부기관이 잔뜩 들어서고 UN 캠퍼스도 생겼습니다. 이런 도시 분위기에 맞추어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을 함께 개관하였고, 오늘날에도 이러한 박물관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임시수도였던 역사 덕분에 도시 규모에 비해 박물관의 퀄리티가 우수합니다.


라인강

흔히 쾰른이나 뒤셀도르프를 라인강변 도시의 대표적인 장소로 언급하는데, 본 역시 라인강변에 자리 잡은 도시입니다. 강을 따라 산책로가 잘 닦여 있고, 라인아우에(Rheinaue) 등 강변에 널찍한 시민 공원도 만들어 두었습니다. 날씨가 좋을 때 강을 따라 산책하고 공원에서 쾌적하게 쉬어보아도 좋습니다.

조금 멀리 나간다면 라인강변의 야트막한 산 위에 서 있는 드라헨부르크성(Schloss Drachenburg)을 찾아가보면 어떨까요. 성 자체도 판타지 영화에 나올법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여기서 보이는 라인강의 평온한 풍경도 좋습니다.


하리보

국내에도 널리 알려져 모르는 분이 별로 없을 하리보의 본사 및 공장이 본에 있습니다. 그리고 본사에서 운영하는 플래그쉽 스토어가 중심가에 있어 인기가 높습니다. 플래그쉽 스토어라고 해서 더 저렴하게 파는 건 아니지만 시중에서 좀처럼 보이지 않는 특이한 제품도 많이 있고, 인형 등 캐릭터 상품도 있으니가볍게 구경하며 기념품도 구매해보시기 바랍니다.


쾰른을 여행할 때 하루 날잡아 반나절 정도 당일치기로 여행하면 딱 적당합니다. 봄철에는 벚꽃 때문에라도 낮과 밤 모두 시간을 보내도 즐거운 도시임은 물론입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