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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319. 브로켄산 증기기관차

계속되는 하르츠 산맥과 브로켄산의 여행정보가 이어집니다.


하르츠 산맥의 최고봉이 브로켄산(Brocken)인데요. 해발 1,142m의 봉우리입니다. 설악산 지리산보다 낮은 거니까 그 자체로 보면 그리 높은 산처럼 느껴지지는 않습니다만, 여기가 참 이상해요. 기후는 해발 2,000m 이상의 산악지대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연평균 기온이 2.9도래요. 한여름을 제외하면 눈도 내린다고 합니다.


중세시대 사람들은 이 산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저주가 깃든 산처럼 보였겠죠. 그래서 브로켄산에 마녀가 산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안개가 많은(1년중 300일 정도 안개가 낀다고 합니다) 기후의 특성상 특이한 현상이 나타났어요. 높은 곳에서 사람의 그림자가 생길 때 안개 때문에 무지개 같은 빛의 띠가 함께 보였다고 합니다. 그림자는 사람의 형체만 보여야 하잖아요. 그런데 원래 없던 무지개가 함께 있어요. 사람 말고 다른 것이 함께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겠죠. 이것을 "브로켄의 유령(Brockengespenst)"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런 특수한 환경을 가진 지역이었기 때문에 마녀의 전설이 내려왔고, 그것이 발푸르기스의 밤 축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자, 그렇게 특수한 브로켄산입니다. 직접 올라갈 방법이 있을까요?


네, 있습니다. 베르니게로데(Wernigerode)에서 출발해 브로켄산까지 가는 관광열차가 다닙니다. 연기를 뿜고 달리는 증기기관차에요. 열차는 해발 1,125m 지점까지 운행합니다. 즉, 두 발로 딱 17m만 오르면 브로켄산 정상에 도달합니다.


정상에 오르면 사방으로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집니다. 산맥의 한복판이라서 눈에 보이는 전망은 푸른 숲이 전부이기는 합니다. 엄청나게 아름다운 풍경은 아니에요. 그러나 등산이라는 게 꼭 "뷰"만 따지고 올라가는 건 아니잖아요. 자연의 기(氣)를 보충하러 가는 거죠. 독일에서 인기가 높은 휴양지입니다. 또한 종종 안개가 끼는 이곳에서 "브로켄의 유령" 현상을 직접 볼 수 있을는지도 모릅니다.

베르니게로데 중앙역에 별도로 마련된 전용 플랫폼에서 열차를 타고, 매표소도 거기에 있습니다. 브로켄산 정상까지 약 2시간 반 정도 소요됩니다. 가는 내내 하르츠 산맥을 창밖으로 만나게 됩니다. 베르니게로데에서 왕복 요금은 45유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