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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327. 830번째 생일 축하파티

생일 축하파티가 열립니다. 그런데 축하하는 대상이 무려 830살이에요. 생일은 5월 7일인데,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기 위해 주말을 껴서 5월 10일부터 12일까지 파티를 엽니다.


이것은 독일 함부르크(Hamburg)의 항구탄생제(Hafengeburtstag) 이야기입니다. 항구도시 함부르크에서 항구의 역사는 곧 도시의 역사와 마찬가지입니다. 함부르크는 1189년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바르바로사(Friedrich Barbarossa)로부터 면세 항구 개설을 허가 받습니다. 국가에 세금을 내지 않고 무역항을 운영할 수 있다는 뜻이니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는 특혜를 입은 셈이죠. 이후 함부르크는 그 부를 바탕으로 계속 자유도시로 남습니다. 오늘날까지도 독일의 단 둘뿐인 자유도시 중 하나가 함부르크입니다.


독일 분단 시절인 1977년, 함부르크는 도시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인 항구의 탄생을 성대하게 기념하고자 항구탄생제를 열기 시작했습니다. 5월 7일을 전후하여 하나의 주말(금~일)을 정해 항구에서 큰 축제를 엽니다.


먼저 금요일, 거대한 배가 줄지어 항구로 들어옵니다. 이른바 입항 퍼레이드(Einlaufparade)입니다.

이후 3일 내내 강에서 옛 범선과 특이한 배들이 운행하며 시대를 초월한 풍경을 연출합니다. 배 경주도 열리고, 구조선박의 해난 구조 쇼케이스 등 배와 관련된 다채로운 볼거리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토요일에는 대망의 하이라이트, 크루즈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습니다. 올해 불꽃놀이 진행 시각은 22시 30분입니다. 물론 잘 보이는 자리는 이미 오전부터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겠지요.

마지막날 일요일은 출항 퍼레이드(Auslaufparade)로 마무리됩니다. 줄지어 들어온 배들이 다시 줄지어 항구를 떠납니다.

그리고 축제 기간 3일 내내 항구와 주변에 매점이 들어서 먹을 것과 기념품을 판매하고, 곳곳에서 크고 작은 공연이 열리며, 특히 작년부터는 새로 완공된 엘브필하모니극장에서 축하 공연이 열리고 있습니다.

1189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830살을 맞는 함부르크 항구의 생일 축하파티. 날씨에 상관없이 진행됩니다. 항구도시이기 때문에 즐길 수 있는 조금은 색다른 축제입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