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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336. 맥주가 유명한 나라, 와인이 유명한 나라

어떤 나라를 여행할 때 그 나라의 유명한 먹거리를 찾아보고, 유명한 마실거리(=알콜)를 찾아보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특히 유럽의 경우 거의 대부분 두 가지 주류를 우선하여 정보를 구할 것입니다. 바로 맥주와 와인.


그런데 유럽이 한두나라가 아니고 지중해부터 북해까지 기후도 완전히 다른데 당연히 국가마다 식문화와 전통이 다를 수밖에 없겠죠. 맥주가 유명한 나라는 어디이고 와인이 유명한 나라는 어디일까요?


다른 조사 때문에 인터넷을 뒤지던 중 위키피디아에서 유럽의 알콜 벨트(Alcohol belts of Europe)라는 정보를 확인하였습니다. 여기서 아래와 같이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는 위키피디아입니다.)

빨간색이 와인 벨트(Wine belt), 노랜색이 맥주 벨트(Beer welt)라고 합니다. 하늘색은 보드카 벨트라고 하는데 이 글의 논점과는 맞지 않아 부연을 생략합니다.


단순히 어떤 술이 많이 팔리느냐가 아니라 이 나라의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서 어떤 술이 일반적인 국민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는가를 기준으로 분류한 것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겁니다. 한국은 "막걸리 벨트"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전국 어디서든 평범한 사람들이 가장 쉽게 일상에 가까이 둘 수 있는 술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막걸리 소비량이 줄었다 하더라도 어쨌든 한국을 대표하는 술은 막걸리죠. 그런 개념에서 와인 벨트와 맥주 벨트를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한국이 "막걸리 벨트"가 되려면 한 가지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전국에서 막걸리의 주재료(=쌀)를 쉽게 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전라도에서만 쌀을 재배한다면 경기도에 사는 사람이 막걸리를 빚기는 쉽지 않겠죠. 특정 지역의 향토주가 될 것입니다. 즉, 전국적으로 쌀재배에 적합한 기후와 식문화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은 "막걸리 벨트"가 될 수 있는 겁니다.


와인 벨트로 분류된 국가는 전국적으로 포도를 재배하기 적합했겠고, 맥주 벨트로 분류된 국가는 전국적으로 보리와 홉의 재배가 적합한 기후였을 것입니다.


같은 위키피디아 페이지에서는 2010년 기준으로 유럽 각 국가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술도 분류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미지 출처는 위키피디아입니다.)

한국이 "막걸리 벨트"라고 해서 오늘날 한국인이 막걸리를 가장 많이 마시지는 않듯이, 유럽도 전통적인 맥주 벨트와 와인 벨트와 무관하게 결과가 나타납니다. 아무래도 맥주가 저렴하니까 맥주 소비량이 많은 게 당연하다 해야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인 벨트 국가 중에서 오늘날까지도 가장 즐겨 마시는 술이 와인인 대표적인 나라가 프랑스와 이탈리아, 포르투갈입니다. 즉, 유럽에서 와인으로 가장 유명한 나라는 누가 뭐라해도 프랑스와 이탈리아, 포르투갈입니다.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자료를 찾아보면 맥주의 주원료인 홉은 재배조건이 까다롭다고 하네요. 그래서 중세시대에 (식량이 아닌) 홉을 재배하는 나라가 별로 없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주 양조를 위해 홉을 재배했던 나라가 맥주 벨트의 대표주자인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베네룩스입니다. 즉, 유럽에서 맥주로 가장 유명한 나라는 누가 뭐라해도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베네룩스입니다.


물론 프랑스에서 맛있는 맥주가 있고 독일에서 맛있는 와인이 있습니다. 마니아라면 그런 것까지 도전해보아도 즐겁겠죠. 그러나 일반적인 여행자라면 프랑스와 남유럽에서는 와인을, 독일을 포함한 중앙유럽에서는 맥주를 꼭 두루두루 마셔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저는 맥주에 대한 편파적인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맥주 벨트에 대해서는 추후 별도의 글로 고급 정보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