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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340. 여권에 기념 스탬프를 찍어서는 안 되는 이유

해외여행 후 여권에 도장이 하나하나 찍히는 것은 은근히 기분 좋은 경험이며 소소한 기념품입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내국인의 출입국 시 도장을 찍어주지 않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도장을 수집하기는 어려워졌지만 여전히 해외에서 도장을 하나하나 수집하는 건 가능하죠.


그런데 출입국심사 시 받는 도장 외에 관광지에서 기념으로 찍는 도장도 있습니다. 이 또한 내가 이 장소를 다녀왔다는 기념이 되기 때문에 열심히 스탬프를 모으는 분들도 많이 있었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지금은 이러한 행동이 금지됩니다.

여권에 도장을 찍는 부분을 보시면 페이지 위에 사증(VISAS)이라고 적혀 있죠. 사증(비자)을 기록하는 공간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비자를 발급받아 붙이거나, 비자가 면제된 출입국 허가의 증빙인 출입국 도장을 찍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그 외의 목적으로 이곳에 무언가를 남기는 것이 여권 훼손에 해당되므로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꼭 여권이 찢어지거나 얼룩으로 더럽혀지는 것만 여권 훼손이 아니라 기념 스탬프를 찍는 것, 메모를 하거나 낙서하는 것, 기타 사증(비자)과 무관한 모든 것이 다 여권 훼손에 해당됩니다.


물론 기념 스탬프를 찍었을 때 반드시 문제가 되느냐고 하면 그건 아닙니다. 대개의 경우 출입국 심사관은 여권의 빈 페이지를 찾아 도장 찍고 돌려주니까 거기에 무슨 도장이 찍혀 있는지 일일이 살펴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혹시라도 재수 없게 걸려서(?) 이 부분을 문제삼게 되면 출입국이 불허되는 불이익까지도 여행자 본인이 감수해야 합니다. 따라서 확률이 몇%인지 따질 이유도 없죠. 그냥 하지 않는 것이 옳습니다.


유럽에서 많은 여행자들이 별다른 고민 없이 당연하다는 듯 기념 스탬프를 찍는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가령, 바티칸 시국이나 모나코 왕국 등이 해당됩니다. 또는 독일 베를린에서는 옛 미군의 출입국 허가 도장을 기념으로 찍어주는 곳도 있습니다.

외교부의 여권안내 홈페이지에서도 이러한 행위는 여권 훼손에 해당되니 여권을 재발급하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무조건 문제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문제가 될 여지를 일부러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도 기념으로 남기고 싶은데 다른 방법이 없을까요? 혹시 유효기간이 다한 구 여권이 있다면 함께 지참하며 여행하다가 구 여권에 기념 스탬프를 찍는 건 괜찮습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