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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366. 베를린, 초여름의 카니발

부활절 직전 40일의 금욕기간인 사순절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진탕 놀아보자며 벌이는 축제가 카니발입니다. 그러니까 부활절로부터 한달 반 정도 전에 열리는 셈이니 대개 2월에 열리죠. 겨울입니다.


그런데 초여름에 카니발이 열리는 도시가 있습니다. 베를린입니다.

일단 날짜부터가 사순절과 무관하니 카니발 본연의 성격과는 전혀 다른 행사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카니발의 외형을 차용한 베를린만의 문화 행사라고 보면 되겠구요. 정식 명칭은 문화의 카니발(Karneval der Kulturen)입니다. 올해 일정은 6월 7일부터 10일까지입니다.


1996년부터 시작되었는데요. 통일 후 다소 혼란한 시기에 외국인혐오 범죄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모든 인종이 평등한 인간이라는 걸 보여주고자 전세계를 상징하는 색상이나 분장을 한 시민들이 거리를 행진하며 축제를 즐기는 행사가 열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베를린 곳곳에 약 350개의 판매대가 설치되고, 여기서 전세계 음식을 판매합니다. 프랑스 음식에 아시안 누들을 곁들이며 아프리카 맥주를 마시는 식으로, 온 문화권의 즐거움을 한 자리에서 느낄 수 있는 시간입니다.


카니발은 카니발인지라 역시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대규모 퍼레이드인데, 6월 9일(일) 낮 12시 반에 우반 전철역 메링담(Mehringdamm) 부근 거리에서 시작됩니다. 물론 야외 행사는 전부 무료, 판매대에서 뭔가를 사먹는 비용만 들어갑니다.


다양한 문화권의 색깔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그야말로 베를린다운 행사라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