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두.유. Travel to Germany

#364. 유럽 최대 맥주 소비국은 어디?

유럽에서 가장 맥주를 많이 마시는 나라는 어디일까요? 평소 맥주를 즐겨 마시는 주당(?)을 자처하는 분이라면 바로 답이 나올 것 같은데요. 2위와 압도적인 차이로 늘 독보적인 1위를 고수하는 나라, 바로 체코입니다.

체코의 대표적인 맥주로는 국내에도 수입되어 잘 알려진 필스너우르켈과 코젤이 있습니다. (사실 필스너우르크벨이라고 적어야 올바른 표기입니다.)


2016년 기준으로 국민 1인당 맥주 소비량이 143.3리터입니다. 우리가 보통 캔맥주 마실 때 기본용량이 500ml죠. 그러면 1인당 1년에 300캔 마시면 150리터입니다. 1주일에 하루는 쉬고 매일 맥주 1캔 마신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아예 술을 안 마시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 술을 마시는 사람은 사실상 매일 1캔씩 의무적(?)으로 마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물론 꼭 캔맥주만 말하는 게 아니라 비어홀에서 마시는 것도 포함입니다.)


왠지 맥주 하면 독일이 엄청날 것 같은데, 의외로 독일은 유럽에서 3위입니다. 1인당 104.2리터입니다. 그래도 몇해 전까지는 체코에 이어 2위 자리는 지켰는데, 최근 들어 오스트리아에 2위를 내주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1인당 108리터입니다. 아무튼, 2,3위와 1위 체코의 격차는 꽤 큽니다.

오스트리아 대표 맥주는 잘츠부르크 맥주인 슈티글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만, 오스트리아는 전체적으로 확 튀는 대표 맥주가 존재하지는 않는 편이고 지역색이 강합니다.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스트리아인은 꾸준이 맥주를 많이 마시고 있어서 독일인이 맥주 소비량을 줄이는 덕에 2위로 올랐습니다.


독일은 오히려 맥주보다 와인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에는 기록적인 여름 폭염이 찾아와서 맥주 소비량이 엄청나게 늘었다고 하는데 아직 2018년 자료까지는 찾지 못해서 과연 데이터로도 그렇게 나타나는지 추후 검증이 필요합니다. 아무튼, 독일인은 특히 젊은층 위주로 맥주 소비가 서서히 줄어드는 중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1인당 소비량으로는 유럽 3위(세계 4위)이지만 인구가 많아서 총 소비량으로는 인구대국인 중국 미국, 그리고 브라질에 이어 세계 4위입니다.


그런데요. 여기에 수줍게 반기를 드는 지역이 있습니다.

바로 독일 바이에른입니다. 독일의 한 주(州)인 바이에른은 그 유명한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며 맥주순수령이 처음 공포된 맥주의 천국이죠. 현존하는 가장 오래 된 맥주 양조장도, 가장 오래 된 수도원 맥주 양조장도 모두 바이에른에 있습니다. 그리고 체코에 맥주 기술을 전수해준 곳 역시 바이에른입니다.


바이에른 관광청에 따르면 바이에른의 1인당 맥주 소비량은 독일 전체보다 약 40% 높다고 합니다. 그러면 바이에른의 1인당 맥주 소비량이 약 140리터가 되니까 체코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됩니다. 어쩌면 더 높을지도 모르죠.


물론 한 국가가 아니라 한 지역을 따로 떼어서 비교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굳이 첨언하자면, 바이에른의 인구가 체코의 인구보다 많습니다. 즉, 비교할 수 있는 표본은 됩니다.


바이에른이 이토록 맥주 소비량이 많은 것에는 워낙 맥주로 유명한 곳이라 관광객이 소비하는 맥주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구요(옥토버페스트 현장에서만 100만 리터 이상 판매됩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축구 경기가 열리는 알리안츠 아레나 내에서(그리고 경기가 열리는 시간 뮌헨 시내의 비어홀과 비어가르텐에서) 소비되는 맥주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유럽에서 맥주가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곳이 어디냐고 하면, 정답은 체코입니다. 그러나 체코보다 더 인구가 많은 독일의 한 지역이 체코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점, 그리고 사실은 체코의 맥주도 이 지역에서 전수받은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래서 바이에른을 맥주의 주도(酒都)라고 부릅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