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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추천 여행테마

본에서 빈까지, 베토벤 2020

본, 빈. 도시 이름이 비슷하죠. 독일이 분단되었을 때 서독의 임시수도였던 본(Bonn),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빈(Wien). 이 두 도시는 '수도'라는 것 외에 또 하나의 공통점을 가집니다.

바로 작곡가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과 관련된 도시라는 점입니다. 본은 베토벤의 고향, 빈은 베토벤이 죽는 날까지 음악활동을 했던 도시입니다.


베토벤이 1770년 12월 17일에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2020년은 베토벤의 탄생 250주년 되겠습니다. 딱 250년이 되는 2020년 12월 17일 직전인 12월 16일까지 약 1년간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베토벤을 기리는 축제가 펼쳐집니다. 본과 빈이 가장 핵심이 됨은 물론입니다.

독일은 특히 적극적입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국가적인 문화행사로 치르기 위해 몇년간 수백억 규모의 예산이 책정되었고, 공연장 건립과 콘서트 개최 등 여러 활동이 준비됩니다. 베토벤의 고향인 본이 그 하이라이트임은 물론이고, 전국 각지의 교향악단이 2020년에 베토벤을 기리는 프로그램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독일관광청은 매년 하나의 테마를 정하여 집중적으로 마케팅하는데, 2020년 독일 여행 테마는 베토벤 250주년이라고 하니 더더욱 곳곳에서 베토벤을 기리는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본에 있는 베토벤 생가 기념관, 베토벤 하우스(Beethoven-Haus)도 기억해두세요. 철거 위기에 빠졌던 옛 건물을 시민의 힘으로 지켜내고 오랫동안 베토벤을 기념하는 장소이며, 그 컬렉션이 상당히 가치가 높습니다.


2019년 12월 16일부터 시작하여 1년간 열리는, 독일(주로 본)에서 열리는 2020년 베토벤 250주년 기념 공연의 프로그램 확인 및 티켓 예매는 [이곳]에서 가능합니다.

베토벤은 음악가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본에서 음악 활동을 시작하지만 곧 빈으로 음악여행을 떠납니다. 거기서 모차르트를 만나고, 하이든과 같은 세계적인 거장에게 음악을 배웁니다.

베토벤이 명성을 얻고 걸작을 완성한 곳은 빈입니다. 그래서 빈은 베토벤에 대한 상당한 자부심을 가집니다. 베토벤이 귀족의 후원을 받아 거주하며 음악을 만든 파스크발라티 하우스(Pasqualatihaus)는 오늘날 베토벤의 기념관으로 단장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베토벤의 건강에 대해서는 여러분도 잘 아실 겁니다. 귀가 멀기 시작하고 나중에는 소리가 안 들리는 와중에도 걸작을 남겼다는 스토리 말입니다.

베토벤은 치료를 위해 빈 외곽의 휴양지 하일리겐슈타트(Heiligenstadt)에서 요양을 했습니다. 그런데 워낙 '한 성격' 했던 양반인지라 집주인과 마찰을 빚고 자주 거처를 옮겼다고 해요. 하일리겐슈타트 지역에 베토벤이 잠깐이라도 살았던 건물이 여럿 남아있고, 그 중 한 곳은 베토벤 하우스(Beethoben-Haus)라는 기념관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파스크발라티 하우스는 전시물이 충실한 편은 아닙니다. 그래서 베토벤의 팬은 적잖이 실망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베토벤 하우스의 전시물은 매우 충실합니다. 만약 베토벤의 흔적을 찾으러 기념관에 가고 싶다면, 시내 중심의 파스크발라티 하우스보다 외곽의 베토벤 하우스가 압도적으로 훌륭한다고 말씀드리고요.

그런데 베토벤 하우스의 전시물 중에는 "사진촬영 불가"라고 안내가 붙어있는 게 여럿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외부 박물관으로부터 복제하여 전시한 자료들입니다. 그 외부 박물관이 어디인고 하니, 바로 독일 본의 베토벤 하우스입니다.


즉, 베토벤이 왕성히 활동한 오스트리아 빈, 그 중에서 가장 충실하고 방대한 베토벤 하우스의 전시품 중 다수가 독일 본의 베토벤 하우스에서 왔다는 겁니다. 그만큼 본의 베토벤 하우스 역시 전시품의 수준이 남다릅니다.


아무튼 빈에서도 2020년에 베토벤을 기리는 공연이 계속 열립니다. 빈에서 열리는 베토벤 관련 이벤트는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본에서 빈까지, 한 위대한 음악가의 탄생 250주년을 기리는 행사가 연중 펼쳐집니다.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은 분들은 2020년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여행할 때 베토벤을 꼭 기억해주세요.

마지막으로 덧붙이는 이야기.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서 "베토벤"이라고 말하면 아무도 못 알아듣습니다. 모차르트 슈트라우스 브람스 하이든 말러는 그대로 정직하게 발음해도 현지인이 알아듣기는 하는데, 베토벤은 아예 알아듣지를 못해요.


베토벤은 베트(Beet; 현지 발음은 '비트')와 호벤(Hoven; 현지 발음은 '호븐')의 합성어입니다. 아마 그의 선조가 정원에서 꽃 가꾸는 일을 했나봐요. 그래서 "베트호벤"이라고 적고 "비트호븐"이라고 발음해야 현지인이 알아듣습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