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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추천 여행테마

독일 고성가도 여행

로맨틱가도, 동화가도, 판타스틱가도 등 독일의 매력적인 가도를 몇 차례 소개해드린바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가도는 "고성가도(Burgenstraße)"입니다.


독일에 성이 참 많죠. 복잡한 영토와 군주 문화를 가진 신성로마제국의 역사적 배경 때문에 그러합니다. 이름 모를 소도시에도 큰 성이 존재하고, 영주가 거주하여 사실상 궁전처럼 활용된 곳도 많습니다. 독일 남부에서 이렇게 고성과 궁전이 매력적인 도시를 쭉 연결하여 하나의 테마로 만든 게 바로 고성가도입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에 힌트를 얻어 독일만이 갖는 소도시의 매력을 오프라인에서 한 번 이야기하는 시간도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고성가도 이야기를 시작할게요.

출발지는 만하임(Mannheim), 그리고 종착지는 바이로이트(Bayreuth). 770km에 달하는 구간에 약 60개의 성과 궁전이 등장합니다. 로맨틱가도와 비슷한 1950년대에 개발된 테마루트이고요. 독일 서남부의 바덴뷔르템베르크, 동남부의 바이에른에 속한 도시들이 연결됩니다.


그러면 고성가도에 속하는 도시들은 어떤 곳이 있는지, 기차로도 찾아갈 수 있는 대표적인 곳들만 소개해드립니다.


우선 출발지인 만하임과 그 주변입니다.

만하임, 슈베칭엔(Schwetzingen), 하이델베르크(Heidelberg)입니다. 만하임과 슈베칭엔은 커다란 궁전이, 하이델베르크는 큰 성이 존재합니다. 모두 같은 왕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다듬어졌다는 공통점이 있어 이 세 도시는 거의 패키지로 묶여 있습니다.

계속 동쪽으로 가면 하일브론(Heilbronn)과 슈베비슈 할(Schwäbisch Hall)이 나옵니다. 두 도시 모두 고성의 흔적이 남아있고 성채는 많이 훼손되거나 축소되었습니다만, 그 성을 중심으로 형성된 시가지의 매력이 훌륭한 곳이죠. 슈투트가르트의 근교 여행지로도 많이 찾습니다.


이렇게 바덴뷔르템베르크를 지나 이제 바이에른으로 들어갑니다. 워낙 유명한 곳이죠. 로텐부르크(Rothenburg ob der Tauber)부터 시작합니다.

로텐부르크는 아담한 마을이 매력적인 소도시로 알고 계실 텐데요. 그 소도시가 하나의 성입니다. 아직도 마을 전체를 둘러싼 성벽이 남아있죠. 그리고 로텐부르크를 여행할 때 기차를 갈아타려고 들르게 되는 안스바흐(Ansbach)에도 품격 있는 궁전이 존재합니다.

다음으로는 이 루트에서 가장 큰 도시에 도착합니다. 뉘른베르크(Nürnberg)입니다.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거성이 있는 곳이죠. 성뿐 아니라 구시가지 전체가 성벽에 둘러싸인, 그 자체가 거대한 성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뉘른베르크의 근교 여행지로 분류되는 중세 분위기 물씬 나는 아름다운 소도시가 쭉 이어집니다. 밤베르크(Bamberg)는 국내 여행자에게도 꽤 유명하고, 코부르크(Coburg)를 지나 종착지인 바이로이트(Bayreuth)까지 연결됩니다. 밤베르크에는 중세의 궁전들이 있고, 코부르크에는 큰 궁전과 산 위의 고성, 바이로이트는 아름다운 궁전이 여럿 있는 곳입니다.


이후 1990년대 들어 고성가도는 한 번 더 업그레이드 됩니다. 그동안 이념의 장벽에 막혀있던 국경이 열리면서 이제 체코까지 고성가도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현재 고성가도의 종착지를 체코 프라하(Praha)라고 이야기합니다. 만약 만하임~프라하를 고성가도로 보면 1100km에 달하는 긴 테마루트가 됩니다.


고성가도는 문자 그대로 고성과 궁전, 즉 저마다의 건축양식과 문화를 가진 중세의 건축을 구경하는 루트가 되겠습니다. 독일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여행테마가 집약된 셈입니다.


로맨틱가도 버스처럼 이 가도를 따로 커버해주는 별도의 여행상품이 있지는 않습니다만, 위에 소개해드린 도시들은 모두 기차로도 편하게 연결되므로 내 취향에 맞는 곳을 골라 기차로 여행해도 번거롭거나 불편하지는 않을 겁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