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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445. 독일 편의점 발포비타민

독일에 가면 꼭 한 보따리 사들고 오는 잇 아이템. 편의점 발포비타민입니다. 데엠(dm)과 로스만(Rossmann) 등 독일 전국에 점포가 깔려있는 드럭스토어에서 판매합니다.

20개 들이 제품 1개의 가격이 0.59유로. 경쟁이 워낙 심하니 최근 2~3년새 독일에 갈 때마다 할인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0.49유로로 떨어지고, 마지막에 독일에 갔을 때에는 0.39유로에 팔고 있었어요. 그러면 20개 들이 제품 1개가 우리 돈으로 500원 정도 하는 거죠. 1알당 25원입니다.


워낙 저렴하니까 부담없이 사먹을 수 있고, 선물용으로도 괜찮아요. 요즘에는 덜하지만, 해외여행 다녀오면 주변에 기념품 하나씩 돌리는 문화가 있었죠. 의미없는 자석이나 엽서 말고 실용적이면서 비용 부담도 없는 발포비타민이 주변에 막 뿌리는 선물용으로도 딱 좋습니다.


제가 이걸 처음 접하고 한국에 사들고 온 게 벌써 13년 전인데요. 그때만 해도 이런 제품은 낯선 편이었습니다. 사탕처럼 그냥 먹어봤다가 낭패를 겪은 직장 동료도 보았었고요. 요즘에는 다들 잘 아실 테니 굳이 어떻게 먹으라고 설명하지 않고 선물해도 괜찮겠습니다.


아시듯이 발포비타민은 물에 타서 먹죠. 그런데 이걸 먹고 나면 맛은 좀 그렇다고 하는 분도 있을지 모릅니다. 좀 밍밍한 맛이라고나 할까요. 왜냐면, 독일인은 탄산수가 기본이거든요. 탄산수에 타먹어야 딱 그 맛이 나옵니다. 생수에 타먹으면 밍밍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것저것 테스트도 많이 해봤습니다. 사이다에 넣었더니 거품 폭탄이 됐고, 레몬맥주 만들어본다고 맥주에 넣었다가 거품 폭탄이 됐고, 믹스된 맛이 날까 싶어 주스에 넣었다가 망쳐보기도 했고요. 이래저래 망쳐가며 실험한 끝에 현재 저는 주로 두 가지 용도로 발포비타민을 활용합니다.

첫째, 뜨거운 물에 발포비타민 하나 떨어트리고(거품이 세게 올라오니 컵에 2/3 정도만 물을 담습니다), 그 다음에 꿀 한 숟가락 타 마시면 상큼하고 달짝지근한 레몬꿀차가 됩니다. 추울 때 많이 마셔요. 주의사항. 만약 뜨거운 물에 꿀을 먼저 타고 발포비타민을 넣으면 거품 폭탄이 됩니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둘째, 소주 1병에 발포비타민 2개를 쪼개 넣으면 쓴 맛이 완전히 소멸된 레몬맥주가 됩니다. 주의사항. 그냥 2개를 한꺼번에 넣으면 거품이 좀 넘칩니다. 하나 넣고 다 녹으면 또 하나를 넣거나(대신 시간이 오래 걸려 비추), 소주잔으로 1잔 정도만 미리 덜어내고 2개를 같이 넣으면 됩니다. 소맥을 좋아하는 분들은 일단 레몬소주를 먼저 제조한 뒤에 맥주와 섞으면 흡사 레몬맥주 비슷한 맛이 되어 나쁘지 않습니다.


발포비타민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데엠과 로스만에서 각각 자체 제조한 PB상품이 0.39~0.59유로이고요. 개인적으로는 로스만 제품을 더 선호합니다. 그게 위 사진에 있는 녀석입니다. 참고로, 로스만은 택스리펀드도 가능합니다(25유로 이상 구매 시).


또한 레몬맛 비타민 외에도 종류가 굉장히 많아요. 칼슘, 마그네슘, 기타 등등, 저마다 오렌지, 자몽, 포도 등 다른 과일맛으로 만듭니다. 역시 몇 가지 사다가 테스트를 해본 결과,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레몬맛을 능가하는 건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최근에 로스만에서 레몬맛 발포칼슘을 사보았는데 이게 비타민보다 맛이 좋은 듯하여 요즘 개인적으로 테스트 중에 있습니다. 여러 제품의 가격이 조금씩 다르지만 비싸봐야 1유로 넘는 수준이니까 관심 있는 분들은 이것저것 골고루 사와서 본인 입맛에 맞는 걸 찾아보세요.


이상, 건강보조식품에서 건강 얘기는 하나도 없이 맛만 이야기하는 이상한 제품 사용기를 마칩니다. 작가가 이 정도로 독일에 대한 애정(?)을 담아 독일여행 책을 만듭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